컨테이너 예배당 힘들지만, 십년 넘게 준비한 건축 내려놔
조한권 목사, "선교지 지속 지원, 100개 200개 더 세울 것"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아프리카를 비롯해 복음이 필요한 해외 선교지에 19개나 되는 교회를 건축한 교회가 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위치한 전하리교회(담임:조한권 목사)는 온 성도들이 10여년을 준비해온 새 예배당 건축을 복음전파의 사명을 위해 내려놓고 땅 끝으로 눈을 돌렸다.
전하리교회는 동탄신도시 내 종교부지 중 가장 큰 규모다. 2008년 처음 건축할 때 건축 재정이 부족해 넓은 땅에 조립식 컨테이너로 불과 5개월 만에 완공한 예배당을 사용하고 있다. 컨테이너로 지어서 교인들은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해를 거듭할수록 부흥하면서 예배 공간도 부족해지고 주차장은 그야말로 ‘테트리스’ 게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비좁았기 때문에 건축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회는 새 예배당의 꿈을 내려놓은 것이다. 무엇보다 조한권 담임목사의 결단이 컸다.
“복음을 전하는 것이 당연한 사명인데 목회를 하다 보면 내 교회를 먼저 신경 쓰게 됩니다. 우리 교회도 공간이 부족해 계획을 세웠는데 하나님께서, 성령님께서 기도할 때마다 새 마음을 주시는 겁니다. 우리가 포기하면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수십개, 수백개 교회를 세울 수 있다는 겁니다.”
십수년이 흐르면서 성도들에게 새 예배당 건축은 큰 염원이었다. 그런데 바울 사도가 아시아로 전도여행을 가려던 계획을 성령님께서 마게도냐로 바꾸도록 하신 데 순종했던 것처럼, 전하리교회는 오랫동안 추진해온 건축 계획을 포기하고 선교지를 바라보았다.
조한권 목사는 국제구호 NGO 월드비전과 아프리카를 방문한 적이 있다. 평소에도 눈물이 많은 조 목사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보면 참 많이도 울었다. 그 때 아이들에게 빵을 주고 우물을 파주는 것도 좋지만 복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비전을 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 마음을 기억하게 하셨다.
그리고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 전하리교회는 조한권 목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기도하면서 실행하기에 이른다. 더구나 아무 연고도 없는 현지에서 건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다.
“제 딸이 필리핀에서 7년 동안 선교사로 있었는데, 딸도 모르는 지역, 한인 선교사들도 사역하기 어려운 미전도 종족들이 사는 오지를 알게 하셨습니다. 탄자니아 4개 교회를 건축했는데 지금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현지인 목회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그렇게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필리핀, 인도 등지에 짧은 기간 19개 교회를 건축할 수 있었다. 사실 교회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고, 헌금도 줄어드는 시기였지만 선교 예산을 기존보다 수배 늘렸다.
“제 목회 철학은 ‘바보 목회’입니다. 양은 목자가 인도하는 대로 가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이루신다는 생각입니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시작했는데, 해외의 성도들에게는 오랫동안 기도해온 응답이 되었고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전하리교회는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대로 걸음을 걸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자재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건축비는 처음보다 훨씬 더 들었지만 중단은 없었다. 건축에서 끝나지 않고 비품과 성경책 등 필요한 물품도 계속 공급했다.
조한권 목사는 해외 선교의 길을 함께 걸어준 전하리교회 성도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힘겨운데도 선교를 위한 헌신은 더 늘린 성도들이다. 각국에서 교회가 건축되면서 매주 날아오는 소식에 성도들의 마음은 감동으로 더 뜨거워졌고, 행복은 더 깊어졌다. 비 맞으며 예배드리는 선교지 모습에 가슴 아팠던 마음은 감사와 기쁨으로 덮였다.
“우리 성도들에게 건축은 포기하겠다고 이미 선포 했습니다.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갖고 있던 제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힘들었었지요. 신도시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불편한 환경에 마음이 안 좋을 법도 한데 불평 없이 따라주었고, 지금은 더 많이 베풀자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전하리교회와 성도들은 늘 나누고 베푸는 사역에 익숙하다. 이미 매월 30개 낙도 등 미자립 교회 서른 곳에 돕고 있고 그 수는 더 늘려갈 계획이다. 교회가 소속된 노회 내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사역도 꾸준하다.
지난 25일에는 지역 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도 진행했다. 올해는 여러 경로로 꼭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확인해 성도들이 김치를 들고 직접 찾아갔다. 선교지 건축도 같은 마음에서 헌신하고 있는 마음을 성도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이은선 집사는 “담임목사님 말씀을 듣고 선교지를 위한 비전에 동참하게 된 것이 은혜다. 많은 교회를 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국에서 계신 친정어머니까지 참여하셨다. 선교지에서 보내온 영상을 공유해 드렸더니 3일을 우셨다고 하더라”며 “복음만 전하는 교회를 섬길 수 있어 감사하다. 아프리카 교회들이 다 같이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나눴다.
김경민 청년 “코로나 속에도 많은 교회를 섬길 수 있게 하나님께서 하셨다. 청년의 때에 선교를 위해 돕는 마음을 주셨고, 열방에 복음을 전하도록 이끄는 것을 느낀다”며 “기회가 되면 선교지에 직접 가서 그곳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방역체계가 바뀌면서 전하리교회는 교회 건축을 마친 선교지 교회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그마저도 최근 내려놓았다. 혹시 코로나 감염이라도 있게 되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하리교회는 건축을 진행한 현지 교회 성도들과 함께할 꿈을 꾸고 있다.
“코로나가 풀리면 단기 선교사들을 보내고 온라인으로 연결해서 함께 예배하고 교류하고, 무엇보다 건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필요를 도우려고 합니다. 특히 우리 교회 다음세대들이 현장에서 복음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벌써 저금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전하리교회 성도들의 선교지를 향한 섬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조한권 목사는 앞으로 100개, 200개 교회를 세워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기 위한 사명을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