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주일 오후였습니다.
모든 예배가 끝나고 교회에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도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니 꼬마들이 깔깔거리며 있었구요.
“너희들 집에 안 갔니?”
“네~~”
“왜 집에 안 가?”
“엄마들이 옥상에서 춤추고 있어서요. 옥상 같이 가보실래요?”
옥상에선 여성4교구 지체들이 전도 영상을 만든다고 열심들이었습니다.
엄마 곁에 있는 꼬마들이 예쁘기도 하고, 좀 떨어져야 엄마들이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들 햄버거 사줄까?” 했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네~ 네~~” 하며 함성을 질러댔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1층으로 내려왔는데, 식당에 김복현 장로님과 장현순 권사님이 계신 겁니다.
“아니~ 뭐하고 계세요?”
“아~ 목사님 아직 안 가셨어요? 요 근처 시흥에서요 제가 아는 사람이 무를 심었는데, 솎아 가라 해서 김치 만들려구 준비 중입니다.”
“누구 줄 건데요?”
“딱히 생각한 사람은 없구요, 그냥 있어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 옥상에서 율동하고 있는 엄마들 좀 드렸으면 좋겠어요.”
“그러죠~ 몇 명 있는데요?”
“총 6명 있던데요.” 해서 4교구 식구들이 김치 선물을 한 통씩 받아갔습니다.
지난주에 장현순 권사님이 또 김치를 만들고 계셨습니다.
“또 만드세요?”
“네 목사님~ 더 가져가라 해서 솎아 왔구요. 김복현 장로님이 잘 다듬어 주셔서요” 했습니다.옆에 계시던 정순애 전도사님이 “목사님~ 1교구 식구들 중에 몸이 좀 불편하신 분들 나눠드렸으면 해서 제가 부탁드렸어요” 했습니다.
“그럼요~ 감사하네요.” 제가 말했구요.
김복현 장로님과 장현순 권사님 두 분이 살고 있는데, 김치를 먹으면 얼마나 먹겠습니까?
그럼에도 그런 재료들이 우연히 생겼을 때 귀찮게 생각지 않으시고, 기쁨으로 맛나게 김치를 담아 놓으니, 만드시는 대로 꼭 쓸 데가 그렇게 생기더라니까요.
주일 오후 4교구 식구들 몇 명에게 전활 했습니다.
“목사님~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이 기뻐요, 김치 당분간 걱정 안 해도 될 듯한데요.”
수화기 너머에 깔깔거리며 받는 목소리에 기쁨이 가득한 듯 느껴졌구요.
섬김이란 별 것 없구나,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작은 것부터 누군가를 기쁘게 할 수 있는 게 ‘섬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나 먹으려고 담그는 김치가 아닌, 누군가에게 주려고 담그는 우리 장로님 내외가 고맙고 감사하구요. 그걸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받은 지체들도 은혜를 함께 나눈 것 같아 감사했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