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목사님 이 말을 해도 될까요?”
얼마 전 우리 노회 정충원 목사님이 몇몇 목사님들과 식사 도중 머뭇거리며 한 말입니다. 그 목사님의 성향을 알기에 저도 냉정하게 “하지 마세요~!” 했구요.
“그래도 해야 돼요.”
“정 목사님 개인 일이에요? 다른 사람 일이에요?”
“제 일은 아니구요….”
“그럼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해야 돼요.”
정충원 목사님은 몇 번의 실랑이 끝에 태국 방콕에서 사역하는 후배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로나로 성도들도 못 나오고, 한국인 성도들도 거의 다 떠나고 몇 가정 남지 않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구요. 정충원 목사님이 기도하다 마음에 걸려 먼저 태국으로 전화를 했답니다. 정 목사님의 목회 형편을 잘 알고 있는 후배 선교사님은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도 “잘 버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했구요.
그럼에도 마음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정충원 목사님은 자신이 50만 원을 마련하고, 아들들에게 50만 원을 부탁하고 교회에서도 얼마를 감당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제게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충원 목사님에게 제 핸드폰 카톡으로 도와달라고 요청했던 여러 선교사님들에게 답장도 못하고 끙끙거리는 내용들을 보여드렸습니다.
“잘 보셨지요?” 사실 도와달라는 모든 분들 요청을 받아들이면 교회 팔아야 한다던 어느 목사님이 계셨는데, 그게 사실 빈말은 아닌 듯합니다.
“알지요~ 이 목사님 알지요~~ 그래서 여러 번 망설였어요” 했습니다.
얼마나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제게 도움을 요청했을지 충분히 알기에 사실 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구요? “계좌번호 주세요” 했습니다. 그 상황을 보고 식사 자리에 함께 계시던 이승준 은퇴목사님도 “나도 조금이라도 동참할게요” 하시더라구요.
정충원 목사님 자신도 그렇게 넉넉하지 못하고, 찌그러진 소파도 사모님이 바꿔 달라 여러 번 노래를 불렀는데도 모른 척하다, 엊그제 겨우 교체해 준걸 제가 아는데 어떻게 거절을 하겠습니까?
자신도 어렵지만 후배 선교사님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제 친구 정충원 목사님이 이래서 저는 좋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저와 제 친구 정충원 목사님이 이 마음 잃지 않도록 주님께서 도와주시길 말입니다.
교회에 오자마자 재정부와 의논해 그 계좌번호로 선교헌금을 바로 송금해 드렸구요. 그런데 그냥 마음이 좋습니다. 편안함으로 말입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