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학교 교목부총장으로 학원 복음화의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장동민 교수가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으로 ‘공공 신학’을 꼽았다.
장 교수는 최근 신간 ‘광장과 골방’(새물결플러스)을 펴냈다. 책 서문에서 장 교수는 “기독교는 본래 광장의 종교”임을 강조한다. 기독교는 사람들을 신비적 황홀경으로 끌어들이는 밀교나 추종자들을 이끌고 광야와 산속으로 들어가는 은자의 종교가 아니라는 것. 기독교가 광장의 종교임을 대표하는 예는 멀리 갈 것도 없다. 바로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사두개파, 바리새파, 에세네파 등의 기성 종교가 세력을 굳히고 있던 유대 사회 한복판에 등장하여 메시아의 다스림을 선포하셨다. 그분은 기존 질서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지셨고 그들에 의해 죽음에 넘겨지셨다.”
장 교수는 바울의 예도 제시한다.
“바울은 소크라테스가 사형 선고를 받았던 아테네의 아레오바고 언덕 광장에서 에피쿠로스 학파, 스토아 학파 학자들과 논쟁하며 새로운 세계 종교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기독교는 그리스-로마의 고전 사상과의 대화와 타협 및 논쟁을 통해 진화함으로써 서구 문명의 기초가 되었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우리 시대의 온갖 이념, 철학, 종교, 세계관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진짜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과의 치열한 논쟁을 통해 이런 사상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가면을 벗기며, 그리스도의 발 앞에 무릎을 꿇도록 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그리스도만이 세상에 생명과 빛을 주는 진리임을 선포해야 함을 역설한다.
동시에 “광장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드러낸, 성경의 모든 위인은 그 시작이 골방이었다”면서 △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 아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신뢰함으로써 모든 민족의 아비가 된 아브라함 △얍복강가에서 씨름을 거시는 하나님을 만나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한 야곱 △이집트 노예생활 가운데서와 바로의 옥에서 코람 데오의 삶을 살았던 요셉 △바위산 가시떨기에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 해방자가 된 모세 등을 예로 들었다.
장 교수는 “성경의 위인 중 죄악으로 가득 찬 세상 한복판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홀로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소홀히 한 사람도 없다”며 “그들은 골방에 들어가서 은밀한 가운데 보시는 하나님 한 분을 바랐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끝으로 “이 책의 부제인 ‘공공신학’은 ‘공공’과 ‘신학’의 두 단어가 결합한 합성어”라며 “두 개념이 모두 중요하다. 공공성을 띠고 있는 기독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복음이 이념과 동일시될 수는 없다. 영적이고 초월적이며 성경적이고 신화적인 대답을 가지고 공적 영역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골방의 기독교는 광장을 지향해야 하고, 광장의 기독교는 골방을 사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CLA 옥성득 석좌교수(한국기독교학)는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성장 신화에 중독되어 실존적 고통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세속주의의 포로가 되어 기저질환이 깊어졌을 때, 코로나 사태와 대면하면서 대 위기에 빠졌다”면서 “절망의 파국에서 기도하며 희망의 대안을 제시하려는 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추천의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