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제가 지켜줘야만 된다고 생각했던 아내가 언젠가부터 의지가 되기 시작해 제 스스로가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친구 목사님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껄껄 웃으며 “이제 이 목사님도 나이가 드는 거예요~ 우리는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게 꽤 됐는데… 아직 이 목사님 젊네 젊어” 하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요.
여성 2교구를 맡고 있는 강은숙 간사는 제 사역에 그런 사람입니다. 28년 전, 1993년 5월 개척 예배를 드릴 때 지금 같이 신앙생활하고 있는 박삼순, 심명자 권사님들과 함께 개척 예배를 드렸습니다. 남편 되시는 한규복 안수집사님도 윤석이 현석이와 함께 우리 곁에 있었구요.
아동부 교사, 성가대 지휘자, 찬양 인도자 등 개척교회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봉사를 부탁해도 고마운 마음으로 함께 해 주었고, 더 좋은 교사나 지휘자가 오면 슬며시 그 자리를 비켜주고 다른 부서, 자기가 할 일을 찾아 교회와 함께 해 주던 사람이었습니다.
진명자 전도사님과 정순애 전도사님 두 분이 팀을 이뤄 제 사역을 도와주시다가 진명자 전도사님이 은퇴하신 후의 허전함은 제가 극복해야 할 숙제 같은 거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강은숙 간사가 그 자리를 메꾸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새벽기도에 제일 늦게까지 앉아 기도하기 시작하고, 7시가 넘어도 그 자리를 지키며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역의 중심에 기도가 있다는 걸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그게 이론이지 실제로 연결되긴 어렵거든요. 매일 7시 넘어까지 기도의 자리를 지킨다는 게 그리 쉬운 일도 아니구요. 그런데 그 자리를 지키기 시작하더니, 나름대로 기도를 통해 사역의 길을 찾은 듯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2교구를 훌륭하고 멋지게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교구장들과 이 어려운 시기, 사람 만나는 게 힘든 시기에도, 문고리 심방을 시작하더니, 당신들이 할 수 있는 음식을 해서 나누기도, 오랫동안 교회에 못 나온 성도들을 일일이 찾아가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몇 주간 그 여성 2교구에서 한 주 10명 이상의 새 신자가 등록하기 시작했구요. 김수영 권사님 윤미경 권사님과 멋진 팀을 이루어서 때로는 버겁게 보일 정도로 성도들과 함께 하더니 2교구 식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탁월했던 진명자 전도사님이 은퇴하고 제 스스로가 조금 허전하다 싶은 그 마음도 어느덧 사라지기 시작했구요. 강은숙 간사는 멋진 사역자로 우리 교회 옆에 있기 시작하며 어느 순간 제가 그 강은숙 간사를 의지하고 있더라니까요.
무엇을 해도 최선을 다해 자기가 맡은 일을 감당하는 강은숙 간사의 열정이 주님과 우리 모두에게 전달된 듯합니다. 늘 자기 자리를 지키고 한결같은 모습의 한 사역자가 이제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에 감동하고 있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