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경 권사님
상태바
조복경 권사님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1.05.04 1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53)
이찬용 목사
이찬용 목사

‘따르릉~’ 조복경 권사님의 전화였습니다.
“여보세요~” 건너편의 권사님은 늘 씩씩한 모습 그대로의 목소리였고요.
“목사님~ 저 조복경 권사예요~”
“네~ 잘 지내시죠?”
“그럼요~ 코로나 때문에 아들이 교회를 못 가게 해서 너무 힘들어요. 목사님도 뵙고 싶고, 예배도 드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잘 안되네요.”

조복경 권사님은 강남에 있는 교회에 오랫동안 다니시다가 두 따님이 다니는 우리 교회로 나오시기 시작한 지 몇 해 된 올해 84세 권사님이십니다.
가끔가다 손편지에 도서비까지 챙겨 주시는데요. “권사님 이러시지 않아도 됩니다”해도 권사님의 태도는 변함이 없으십니다.

오랫동안 교회에 나오지 못한 권사님은 오늘 병원에 가서 위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위암 진단받는 순간에 “왜 그렇게 목사님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시면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수술해서 얼마나 더 살겠다고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렇지만 목사님께 한번 의논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전화를 하셨다구요.

조복경 권사님 모습.
조복경 권사님 모습.

“위암 몇 기래요?”
“1기 조금 넘어갔다고 하는데, 다행히 아직 다른 곳에 전이된 곳은 없대요.”
“의사들은 뭐라 말하는 대요?”
“수술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럼 수술 하세요. 아직 전이된 곳이 없다고 하니 너무 다행이고요. 우리 교회에서 90세에 대장암 수술하신 심상숙 권사님은 99세신데 강건하세요.”
“편히 마음 가지시구요. 결정은 권사님이 하시는 거지만 수술 안 하시고 고통당하시는 것보다 수술하시고 가벼운 게 더 좋은 것 같아 말씀드리는 거예요” 했습니다.
“목사님 감사해요. 혹 제가 교회에 나가게 되면 꼭 안수기도 좀 해주세요. 목사님이 철야 때 기도받고 싶은 분 나오라 하셔서, 저도 나가고 싶었는데 우리 목사님 힘드신 데 나까지 나가 기도받으면 더 힘드셔서 어쩌나 싶어 못 나갔어요.”
“그런데 이제 꼭 기도 받고 싶어요. 제 인생에 우리 목사님 같은 분 만난 게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지 몰라요. 우리 딸들 덕분에 우리 목사님 같은 분 만나서 늘 감사하고, 우리 가족도 감사하고 있어요.”
전화 뒷부분에 울먹이며 고백하듯 말씀하시는 조복경 권사님은 그냥 목사님이 생각나서 전화드렸다고 감사하다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목회자는요? 정말~! 누군가에 큰 힘과 위로가 될 수 있는 존재랍니다.
평안하고 아무 일 없을 때 성도들은 그냥 사는 것 같은데요. 막상 어려움이 닥치고 곤란한 일이 닥치면 그때 생각나는 게 목회자거든요.

그래서 목사는 엄마의 마음이 필요한 듯합니다. 이 땅 어딘가에 나와 같이 호흡하고 살아계신 어머님이 계시면 마음 한쪽이 든든하고 평안함을 느끼는 그런 모습으로 말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