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연합신문은 창간 33주년을 맞아 다양한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33인의 목사를 찾아보았습니다. 코로나 시대, 로컬처치의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공동체 안에서 파라처치(Para-Church)로 목회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며 사역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은 교회 건물 안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척교회를 섬기기 위해 청소를 하며 바닥을 쓸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누며 봉사하는 현장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들의 소중한 사명선언문을 2주에 걸쳐 게재합니다.
⑨“교사가 살아야죠” 주일학교사역자연구소 고상범 목사
오늘날 다음세대가 위기라고 말하지만, 아직 헌신적인 교사들이 있기에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습니다. 다만 교회와 담임목회자가 주일학교 교사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더 많은 투자를 해주면 좋겠어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교회학교 보조교사로 발을 들인 저는 그동안 수많은 제자들과 연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자 바른 신앙인이 된 그들을 마주하면서 이상의 신념을 더욱 확고히 굳혔습니다. 현재 저는 서울 늘빛교회 협동목사이자 온라인상 ‘주일학교 사역자의 모임’(주사모) 및 오프라인상 주일학교사역자 연구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세 가지 사역의 공통된 비전은 단연 ‘교사가 살면 주일학교도 산다’입니다. 그래서 전국 유치부 및 초중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영성 관리와 사역 방안 등을 교육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부디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부흥을 막연히 외치는 게 아니라, 교사들의 영혼까지도 세심하게 살펴 본질적인 대안을 펼치는 지혜로운 길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⑩“정치로 복음 구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윤영석 목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자 벧엘금식기도원 원목으로 사역하고 있는 윤영석 목사입니다. 통일정책, 종교정책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면서 정치권 안에서 신앙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힘겨워하고 있는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역에 적극 협력하면서도 임대료조차 버거운 작은 교회 목회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꾸준히 건의하고 있습니다. 정치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신앙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좋은 정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저는 7년 전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인도적 지원단체 ‘가자 통일로’를 설립해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를 돕고 있습니다. 늘 하나님께서 채우심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또 UN의 5번째 사무국이 한반도 DMZ에 세우기 위한 국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발견해가며 소명을 따라 순종하는 목회자가 될 것입니다.
⑪“만화로 복음을 더 쉽게” 만화선교하는 조대현 목사
제가 ‘만화선교’에 나서게 된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 때문이었습니다. 만화에 은사가 있음을 깨닫고 제가 그린 만화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소명이란 마음에 기독교 만화가의 길을 가게 됐습니다. 저는 17살 때 가난한 환경 때문에 자살을 시도할 만큼 고통의 나날을 보냈지만 28살 때 하나님은 만난 후 삶이 회복되고 기쁨이 넘쳤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은혜를 갚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뒤 기독교 만화 <울퉁불퉁 삼총사>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41권의 기독교 만화를 발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울퉁불퉁 삼총사>는 30만 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는데, 너무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음 메시지를 담은 제 만화가 사람들에게 쉽게 전해지고 그것이 하나님의 메시지로 와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전도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제 은사가 다하는 날까지 나눌 생각입니다.
⑫“베이비박스는 ‘생명박스’”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
하나님께서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아기를 둘째로 주셨는데, 그 아이를 섬기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영혼의 소중함도 알게 됐습니다. 병원 생활 중에 만난 할머니의 부탁으로 한 아이를 맡게 됐고, 그 이후 병원에 방치된 네 명의 아이들을 맡게 됐습니다. 그리고 2007년 대문 앞에 박스 안에 남겨진 아기를 발견했는데,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에 생명을 살리는 베이비박스 형태로 만들어 내놓게 됐습니다. 길거리에 버려지고 낙태되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보호처이자, 미혼모들의 도피처, 피난처 역할을 하기 위한 생명박스로 베이비박스가 시작됐습니다. 2009년 처음 베이비박스를 만들어 이제까지 1839명의 아이들을 살렸습니다. 저는 그중 9명의 아이들을 입양했습니다. 지금 주사랑공동체의 사역목표는 장애인공동체를 만들어 버려진 장애인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고, 미혼모 지원사업을 통해 미혼모들이 자급자족하면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공동마을을 만드는 것입니다.
⑬“노숙인에겐 한끼도 소중” 서울역 나누미 박종환 목사
IMF의 여파로 노숙인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던 때였습니다. 서울역을 지나는데 한 노숙인이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며 500원만 줄 수 없겠냐고 다가오더군요. 그것이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는 나누미의 시작이었죠. 처음엔 배고픔이라도 해결하시기 바라는 마음에 컵라면을 나누던 것이 지금은 무료급식으로까지 규모가 성장했네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며 노숙인 급식 사역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을 염려한 탓에 봉사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급식사역은 코로나 사태 중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감염 확산 사태가 벌어지지 않은 것이 참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노숙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노숙인들이 재활을 통해 다시 일어나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굶주림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그날이 오기까지 전 서울역을 지키겠습니다.
⑭“기독교 인재 길러야죠” 경주문화고 교목 김영환 목사
기독교학교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학교입니다.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기독교학교를 통해서 많은 인재들이 양육되고 배출되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기독교학교는 기독교교육을 하지못하도록, 더 이상 건학이념을 구현해서는 안 된다는 공격을 받습니다. 국가기관들의 여러 가지 제약들이 있습니다. 사학법을 개정해서 기독교 학교의 운영권을 기독교인들이 갖지 못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학생들을 향한 이단들의 미혹도 있습니다. 그들은 해외봉사, 자원봉사로 위장해서 친근하게 학생들에게 다가옵니다. 이런 경우 학생들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교목은 선생님과 학생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며, 학원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3년간의 기독교학교 생활을 통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볼 때, 학원 선교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⑮“기독교 궁금증 풀어드려요” 변증전도연구소 안환균 목사
중학교 때부터 교회를 다니며 예수님이 누군지 궁금해졌습니다. 나와 같은 몸을 입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나님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죠. 저는 대학교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며 의문이 해결됐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의문을 품고 있는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회는 ‘은혜로 믿으면 된다’며 질문을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모태신앙으로 부모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다니다가도 의문이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성인이 되어 교회를 떠나고 말죠. 변증사역은 이런 이들을 위해 기독교는 종교 중 하나가 아니며 창조질서이고 유일한 진리임을 강조합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답, 그 답이 성경에만 있다는 사실을 알리죠. 그 진리가 확고하다면 교회는 무너지지 않고 기독교인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진리가 당연히 여겨지는 그날을 위해 작은 불쏘시개의 역할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⑯“통일 기도 쉬지 않길” 쥬빌리통일구국기도 오성훈 목사
복음적 통일은 우리가 함께 모여 기도할 때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 되는 ‘연합’을 이뤄야 할 것입니다. 2004년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시작된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는 바로 이 같은 비전을 품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현실과 체제, 국내외 정세 등 주요 이슈를 두고 전략적으로 통성기도를 이어갑니다. 이에 기도회가 어느덧 800회를 훌쩍 넘은 것도 감사하지만 국내 14개 지역은 물론 해외 18개 지역에서도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의 불씨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제게 더욱 유의미합니다. 물론 현 시국에 대해 애통한 마음도 큽니다. 기독교 안에서조차 통일을 둘러싼 이념 대립이 있을뿐더러 진정한 회개가 절실하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에 나가있는 우리 동포들을 비롯해 다음세대들까지 한 마음이 돼 통일을 향한 간절한 기도를 이어가도록 돕는 게 저의 소명입니다. 그리하여 한반도에도 따뜻한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