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출발점에 자신들의 젊음을 머나먼 이국땅에 바친 선교사들의 헌신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없다. 이들은 존재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작고 힘없는 나라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기꺼이 삶을 내어놓았다.
언더우드, 아펜젤러 등 기라성 같은 선교사들 사이에서도 ‘한국교회의 아버지’라 불리며 족적을 남긴 선교사가 있다. 마포삼열(馬布三悅)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졌던 사무엘 오스틴 마펫(1864~1939) 선교사다. 신간 ‘한국교회의 아버지 사무엘 마펫’(킹덤북스)은 마펫 선교사의 삶과 역사를 꼼꼼히 소개한다.
마펫 선교사는 평양 대부흥의 중심에 서서 평양이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장로회신학교의 모체이자 수많은 한국교회 리더를 길러냈던 평양신학교를 설립하고 초대 교장을 맡았다. 한국교회가 홀로 서서 자립하는데도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을 한국을 위해 헌신하며 한국인보다 한국을 사랑했던 마펫 선교사는 1936년 일제에 의해 추방당했고, 3년 뒤인 1939년 75세를 일기로 미국에서 눈을 감았다.
그는 과감한 개척자로 한국교회 최초의 헌법과 신경을 제정했으며 교회 지도자 및 전도인 양육권을 자국인에게 이양시켰다. 당시 주류 사회의 울타리에 속하지 않던 여성과 어린이 및 시각장애인 전도와 양육에도 집중했으며 한국교회의 애국심 고취에도 목소리를 냈다.
책의 1부에서는 강석진 목사가 사무엘 마펫 선교사의 일대기를 자세히 그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항에서 태평양을 건너 조선에 발을 딛기까지의 과정과, 평양에서의 선교 사역, 눈을 감기까지의 삶을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이어갔다.
2부는 박성배 대표(한우리커뮤니티)가 마펫 선교사의 선교 정책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장로교와 청교도의 후예로 신실한 신앙인의 본을 보여줬던 마펫 선교사의 영성과 목회, 선교 및 교육 정책들을 탄탄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마펫 선교사가 남긴 영적 유산과 그가 한국교회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를 서술하며 책을 매듭짓는다.
저자 중 한 명인 박성배 대표는 “예수님의 삶을 몸으로 실천했던 사무엘 마펫의 복음 정신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그 길을 함께 걸어야 할 것”이라며 “영적 거인 마펫이 거리를 오고 갈 때마다 한국교회의 역사는 소리 없이 자라고 있었다. 이제 우리들이 마펫의 믿음의 유산을 기리며 통일 한국과 선교 한국의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