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문선연 책임 연구원, ‘Z세대’ 분석하며 교회 향해 조언
코로나19 상황이 올해 안에 종료된다면, 현재 한국교회 전체가 열을 올리고 있는 ‘온라인 사역’은 어떻게 될까. 2021년의 문화선교 트렌드를 진단하고 교회의 과제를 제시하는 문화포럼이 열려 이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목회사회학연구소, 문화선교연구원이 공동주최하는 문화포럼 ‘2021 문화선교 트렌드-한국 사회문화 변동과 한국교회의 과제’가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문선연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지혜 책임연구원은 ‘2021 한국 청년문화 및 기독교문화 전망과 교회의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온라인 사역의 과제를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먼저 “1인 가구가 한 해 만에 57만이 증가해 어느덧 900만(39.2%)에 이르렀다”며 빠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 특히 개인주의의 만연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교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예배 등 기존 사역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지만 사회가 점점 더 개인화, 파편화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교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의 온라인 예배는?
김 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코로나19의 영향 아래, 비대면 상황이 가속화함과 동시에 일상을 회복하려는 시도들이 중첩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환경의 발전이 급속도로 전개됨과 동시에 관계의 친밀성과 지역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변화와 회복의 균형을 맞춰가며 비로소 신앙인들의 뉴노멀이 시작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기계발 차원에서 나타났던 살롱문화의 진화 △방역에 밀려 후순위로 밀렸던 경제적 취약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공동선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안운동의 부각 등을 예측했다.
특히 2020년의 문화현상으로 꼽히는 ‘랜선 컬쳐’가 2021년 버전으로 진화될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VR 관련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향해 “살려줘”라고 외친 80대 어르신이 구조된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밖에 이미 MBN 뉴스에서는 김주하 앵커 대신 AI 앵커가 보도를 하거나 아바타 아이돌이 데뷔를 하고, 각종 산업에서 AR/VR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비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AR 기반 아바타 SNS 서비스인 ‘제페토’나 AI 챗봇 ‘루다’는 신기술에 익숙한 Z세대에게 어필하며 핫한 놀이문화이자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이러한 경향이 비대면 무인화 기조와 맞물려 한층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상황이 맞물리면서 사회적 관계 맺기의 양상이 신기술에 익숙한 ‘Z세대’를 중심으로 더욱 극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교회는 이러한 가상과 현실이 혼재되고 중첩되어 가는 디지털 기술 환경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관계 맺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숙고가 이뤄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에 전통적인 방식을 더욱 고수하는 교회들도 있을 것이고, 적극적으로 온라인 교회를 고려하는 사례들도 더욱 빈번하게 출현할 것이다. 이제 예배를 어떻게 드릴 것인가, 가상의 몸과 가상의 공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신학적, 실천적 성찰도 필요하고,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비롯해 오늘날 달라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면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공동체적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해서 매우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라
김 연구원은 “교회 내에서 연령대에 따라 디지털 격차가 생기는 것이야 필연적이지만, 교회와 교회, 교회와 세상 간의 디지털 격차 또한 점차 커질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며 “그런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대한 이해나 소통의 노력도 없이 그저 교회로 오기만을 바란다면, 교회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적 지원이 어려운 교회들을 향해 “현실적으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부터 생각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교회가 매달리고 있는 유튜브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조차 어렵다면 ‘원조 랜선 사역’인 전화 심방이라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에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세대”라며 “본질적으로 깊이 있는 예배 경험을 통한 뜨거운 하나님 만남과 진정성 어린 애정에 기반한 ‘인간적’인 공동체 됨이 무엇보다 전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김지혜 연구원 외에도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과 조성돈 목회사회학연구소장(실천신대 교수),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가 발제자로 나서 각각 ‘2021 한국 사회문화 전망과 교회의 과제’, ‘2021 한국 교계 및 목회 전망과 과제’, ‘통계로 미리 보는 2021’을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