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교회의 미래…거룩한 부담감 안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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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회의 미래…거룩한 부담감 안고 기도합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11.1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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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기획 - 오해와 이해 : 나는'□'입니다 ㉟기도하는 ‘다음세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기도의 명맥 이어가
온라인 활용해 전국의 청소년들과 ‘함께’ 기도

영파여고 엄예솔 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기도모임을 하고 있다.
영파여고 엄예솔 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기도모임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교회총연합이 개최한 교회 교육 심포지엄에서 지난 10년간 교회학교 학생 수 감소가 41.1%에 달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같은 기간 학령인구 감소가 30%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교회학교 학생 수가 학령인구보다 10% 가량 더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교회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을 우리는 흔히 ‘다음세대’라고 부른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한국교회의 ‘다음’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연중기획- 오해와 이해에서는 자라나는 다음세대들을 만나봤다. 이들을 만나면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

 

학교에서 기도하는 다음세대들

영파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엄예솔 양(수동교회). 엄 양은 매주 금요일이면 친구 2명과 함께 점심시간에 모여 기도회를 한다. 15분에서 길게는 30분 가량의 짧은 시간이지만 친구들과 손을 맞잡고 각자의 기도제목과 서로를 위해, 학교 복음화를 위해 뜨겁게 기도한다.

엄 양은 신입생이던 지난해 학교 게시판에 붙은 홍보 포스터를 보고 처음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당시 2~3학년 선배들과 함께 찬양을 부르고 기도를 하면서 신앙의 성장을 경험했고, 학교와 주변 친구들을 긍휼하게 여기는 마음을 품게 됐다. 어느 자리에서도 본인이 크리스천임을 당당하게 선언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예수 믿는 사람의 본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 SNS 프로필에 성경 말씀을 넣고, 배경음악도 찬양으로 하는 걸 본 학우가 ‘토 나올 거 같다’고 하는 말까지 들어봤어요. 예전 같으면 화가 났을 텐데, 오히려 기뻤습니다. 믿는 자의 핍박처럼 느껴졌어요. 하나님의 자녀로서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은 제 모습을 보고 하나님을 판단할 수 있으니까, 삶 가운데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코로나가 터지면서 기도 모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모임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한 것. 평소 같으면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함께 기도할 후배들을 찾았을 텐데,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나오는 대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바람에 홍보의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엄 양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 기도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아직은 친구 2명과 조촐하게 기도 시간을 갖고 있지만 어떻게든 다른 학년들과도 함께 모여서 기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한두 사람의 모임이라도 예배니까요. 비기독교인이 많은 학교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쿨 처치 온라이브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상황이 일상화되면서 전국에 있는 엄 양과 같은 학생들을 위한 획기적인 프로그램이 올해 초 론칭했다. 바로 ‘스쿨 처치 온라이브’다. 스쿨 처치 온라이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기도 제목과 일상을 나누고 다양한 주제의 질문으로 함께 나눔을 갖는 소그룹 모임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스쿨처치 운동을 통해 전국의 학교 안 기도 모임들을 만나온 나도움 목사가 기획했다.

나 목사는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전과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며 “고민 끝에 하게 된 것이 스쿨 처치 온라이브”라고 소개했다.

SNS를 통해 온라인으로라도 같이 예배하고 모이고 싶은 청소년들의 신청을 받았다. 지역 중심의 소규모로 조를 구성했고, 1주에 한 번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Zoom’을 통해 서로 얼굴을 보며 조별 모임을 가졌다. 4~5명의 청소년과 멘토 역할을 할 청년 2명이 한 팀으로 구성됐다. 각 조별 모임 외에도 1주일에 한 번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찬양하고 기도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나 목사는 “어른들은 화상으로 대화를 하는 것에 어색함이 있지만, 아이들은 빨리 습득하고 적응을 잘한다”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많은 아이가 신청을 했고, 함께 교제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직접 본 적은 없어도 끈끈한 관계,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관계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나 목사는 “코로나가 내년에도 끝난다는 보장이 없기에 그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답이 아닌 것 같다”며 “스쿨 처치 온라이브를 보완·수정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를 꿈꾸며 당분간 사역을 감당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온라인 공간에는 영적인 갈급함을 호소하는 다음세대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온라인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지만 주어진 현실 속에서 유리방황하고 있는 다음세대들을 바로잡아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랑의교회 특별새벽부흥예배에서 뜨겁게 기도하는 청소년들.
사랑의교회 특별새벽부흥예배에서 뜨겁게 기도하는 청소년들.

다음세대 기도로 새벽을 깨우다

서초구 사랑의교회(담임:오정현 목사)에서는 최근 제18차 특별새벽부흥예배가 진행됐다. ZOOM을 통한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가 어우러진 가운데, 교회에 속한 많은 청소년도 새벽을 기도로 깨웠다.

중등부 1학년의 김시온 군(목동중학교)은 “늦었다는 엄마의 비명에 평소 같으면 자고 있을 시간에 일어나서 새벽기도에 참여했다”며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막상 도착해서 본당에 앉으면 참 포근하고 평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김 군은 “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해 받은 은혜로 세상 문화에 빠지지 않고, 하나님 안에 살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면서 “새벽에 부른 찬양들이 학교에서도 생각나고 일상생활에 큰 힘이 된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새벽 기도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부의 엄성준 군(2학년)은 “학교생활과 수행평가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매일 새벽마다 듣는 메시지에서 은혜를 받고, 그 힘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어 감사하다”며 “요즘 코로나로 인해 주변에서 교회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지만, 특별새벽기도회 말씀 가운데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세상을 품는 목자의 심정으로 살기를 소망해본다”고 말했다.

중등부 2학년의 천현서 학생도 “코로나 속에 한국교회가 손가락질의 대상이 됐는데 다음세대로서 거룩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학교에서도 교회 가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 사이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인식을 천천히 바꿔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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