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또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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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잖아”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10.27 15: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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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복음주의자로 잘 알려진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목사님이 펜실베니아 주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이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고, 다른 승객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이 이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데~”

그러자 그레이엄 목사님의 한 동료가 그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분이 그레이엄 목사님이세요~”

잠시 불편한 침묵이 이어진 다음, 그 사람이 그레이엄 목사님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입을 뗐습니다. “난 또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잖아!”


예전 같이 축구를 하던 동료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워낙 축구를 좋아하시기도 하고 옆에 있는 분들과 친밀하고 다정하게 지내는 분이시라, 그 교회 성도들과 축구하고 식사도 같이하고 목욕탕도 같이 다니신다며, “예수님의 열두 제자도 이렇게 친밀하게 지내시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교회 성도들 숟가락 젓가락 숫자도 알걸요~~”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제 마음엔 성도들끼리 숟가락 젓가락 숫자는 알아서 뭐하지?’ 하는 마음도 들었구요. 그 후 얼마가지 않아서 그 목사님은 목회를 접으셨습니다.


목회자의 길이 사실 때론 외롭고 힘든 길이기에, 성도들과 너무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다보면 때론, 강단에서 전하는 말씀까지도 농담으로 들릴 수 있기에 목회자는 외로워야 하구요, 성도들이 힘들고 어려울 땐 와서 기대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다정한 모습도 겸비해야 한다는데요. 이게 사실 말이 쉽지, 그런 상황 상황들을 원칙에 맞게 격 있게 처신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목회자보다 나이가 많은 장로님이나 권사님이 계셔도, 목회자이기 때문에 상석에 앉아야 할 때가 있구요. 그저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그 성도의 영혼을 위해서 거리를 두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가끔은 편하게 옷차림을 하고 싶지만, 옷차림도 목회의 일부분이어서 편하게만 입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굳어지고 교만해지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구요. 유연한 부드러움, 자연스러움의 모습도 잃어 가기 쉽습니다.


목회자는 진짜 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건 모든 목회자들이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주님의 복음을 위해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경우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이건 목회자들의 숙명이기도 하구요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을 보고 난 또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잖아!” 라고 말한 그 분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이 하늘의 언어로 설교해도, 그분의 귀에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리지 않을 겁니다. 별로 대단한 사람도 아닌 게 설교하는 모양새로 보일 거거든요.

기독교는 암울과 경박 사이를 지혜롭게 헤엄치는 거라고 일본 우찌무라 간조가 말했는데요. 정말 목회자는 대단한 사람과 대단하지 않은 사람 사이를 지혜롭게 헤엄쳐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지 말입니다. 주님, 모든 목회자들을 긍휼히 여기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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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2020-11-01 16:59:10
늘 말씀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