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저 애기 낳았어요~~”
“그래~~ 수고 했구마~~”
“목사님 아들이에요~~ 목사님이 세 번째는 딸이라매요~~ 근데 또 아들이에요~~”
“그래~~ 쏘리~ 주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으셨네~~”
‘천현주’라고 우리교회 밝고 명랑한 청년이었다가, 이은호 목사에게 시집간 사모로부터 언젠가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 둘을 낳고 세 번째 임신을 했다면서, 생각지 않은 임신에 걱정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현주야~~! 걱정 마~~ 세 번째는 주님이 딸을 주실 거야~” 제가 그렇게 말했구요.
힘들어 하는 녀석이 “진짜 딸일까요~~?” 묻자, “그럼~ 편하게 생각해요~~ 이번엔 딸 아닐까? 세 번짼데?” 했었지요.
얼마 전 화요일, 시집갈 딸과 아내가 제 사무실에 있었는데요~
제 큰 딸이 “아빠~ 현주 언니 애기 낳았대요~~” 하며 전화를 바꿔 주었습니다. 수화기 너머 저쪽에선 약간 힘든 모습의 목소리가 들려 왔구요.
“현주야~ 애기 낳았다고?”
“네~ 목사님, 저 애기 낳았어요~ 목사님이 셋째는 딸이라매요~ 근데 아들이에요~~”
“그래~~ 쏘리~~ 근데 주님이 그렇게 하신 걸 내가 어쩌겠니? 내 기도가 약했나 보다~~ 쏴리~~” 하고 큰 소리로 외치자, 녀석은 징징대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낄낄거리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 근데 목사님하고 통화만 하면 이상하게 눈물이 나요~~ 잉잉~기도해 주세요~~”
울다가 웃다가 한 녀석, 지금 아기를 낳고 바로 나온 녀석에게 전화기에 대고 기도했습니다. 남편 이은호 목사와 세 아들을 잘 키워낼 힘과 용기, 그리고 은혜를 주시길, 산모와 아기가 건강하길, 남편을 포함, 네 아들들을 키우는데 기쁨으로 잘 키워낼 수 있길~~
수화기 저쪽에서 울며 “아멘”을 외치는 녀석. 방금 셋째 아들을 낳고 나온 녀석은, 오랜 시간 얼굴을 못 본 생경스러운 관계가 아니라, 그냥 오랜 시간 같이 있던 느낌이었습니다.
왜~ 오랫동안 보지 못해도, 그냥 친밀한 느낌의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현주 사모는 제게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부교역자 사모로 다른 교회를 오랜 시간 섬겨도, 외국에 나가 몇 년 동안 있었어도, 현주 사모와 통화만 하면 금방 곁에 오랫동안 있던 사람이 되곤 했거든요.
“뭐 맛있는 거 사줄까? 뭐 먹고 싶니?”
“목사님 지금 여기 면회도 안 되구요, 들어올 수도 없어요~~ 근데 목사님 보고 싶어요~~”
또 잉~잉~ 대고 우는 현주 사모에게 “울지 마~ 애들 이제 남자만 넷을 키우려면 얼마나 힘든데, 강해져야지 뭐~~ 아들만 넷이다~~” 하고 말하자 또 낄낄대고 웃으며~ “아~ 목사니임~~” 했습니다.
목회는요~~! 정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울다가, 웃다가 가는 길이 목회의 길임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아들만 세 번째 낳고 울다가, 낄낄대다가, 아멘 했다가, 유쾌하게 통화한 현주 사모가 ‘맞다’고 동의하는 것 같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