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EX 그 속에 담겨진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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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X 그 속에 담겨진 외로움
  • 차성진 목사
  • 승인 2020.09.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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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진 목사의 SNS 세대와 소통하는 글쓰기-25
차성진 목사 / 임마누엘덕정교회 담임, 글쓰기 강사
차성진 목사 / 글쓰기 강사

 

2001년에 배우 김정은 씨가 나왔던 BC카드 CF가 생각납니다. 굉장히 간단한 내용의 CF였습니다. 눈 밭 위에서 김정은 씨가 카메라를 보며 외치는 게 전부였죠. 그러나 마지막 말 한 마디 때문에, CF는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여러분! ~자 되세요!”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부자라는 단어에는 조금은 부정적 뉘앙스가 끼어 있었습니다. 돈을 대놓고 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지요. 지금이야 방송에서도 두루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대박'과 같은 단어는 소위 장사꾼들의 은어라며 비속어 취급 받던 시절이었음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당시는 지금보다 돈에 있어서 훨씬 폐쇄적인 사회였습니다.

그렇기에, 부자되세요라는 한 마디는 굉장히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면서도 사람들의 욕망을 깨우는 한 마디였습니다. 그 당시에 부자되세요라는 말이 사람들을 깨웠다면, 요즘 친구들을 깨운 단어는 ‘FLEX’입니다. 뜻을 간단히 말하자면 돈을 마음껏 자랑하는 일입니다. 원래 단어의 뜻은 근육에 힘을 준다는 뜻인데, 마치 몸 좋은 사람이 팔을 한껏 구부려 자신의 이두를 자랑하듯, 자신의 재력을 마음껏 과시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 래퍼들의 가사에는 FLEX가 가득합니다. 자신이 구입한 차, 시계, 집에 대해 마음껏 자랑하는 내용이 가득하죠. 그리고 많은 청년들은 그러한 가사들으며 본인 또한 FLEX를 갈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에 대한 직접적인 추구의 이면에는 항상 현재에 대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되세요이면에는 IMF와 세기말의 혼돈이 있었다고 한다면‘FLEX’의 이면에는 불안한 청년들의 현실과 미래가 있는듯 합니다.

그렇기에 소유가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거라 믿으며 남들보다 더혹은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가치를 찾아 경주마처럼 달려가는 게 아닐까요? 물론, 그 끝에 허무 밖에 없지만 경주마에겐 그 말이 들릴 리 만무하죠. 그래서 FLEX를 추구하는 래퍼들의 가사에서도 막상 모든 것을 가졌으나,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 허무함을 느끼는 내용도 종종 발견됩니다.

오늘도 많은 청년들은 FLEX를 꿈꿉니다. FLEX가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공식이라 굳게 믿으면서요. 우리는 그러한 청년들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각자의 답을 준비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오늘의 추천곡 : SuperBee - (Feat.Cha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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