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에 나가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주말이면 빼곡하던 스케줄표도 창밖의 거리마냥 드문드문하다. 나만의 시간이 길어진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방학숙제처럼 미뤄뒀던 영화 리스트에 별점이 늘어간다. 바쁘다는 핑계로 지나쳤던 일들에도 하나 둘 손이 가고 있다.
그래도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정확히는 함께 하던 사람들이 그리운 것일 테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옛말이 틀린 게 없나보다. 살갑던 사이도 확실히 예전보단 데면데면해졌다.
‘데면데면’이라는 말이 요즘 귀에 익다. 사실 획 하나 바꿔 쓴 ‘대면’예배 이슈 덕분이다. 정부가 코로나 방역조치 강화의 일환으로 수도권 대면예배를 금지시키자 교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교회가 미안하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교회가 있는 반면, 대면예배는 생명이라며 거세게 반발한 교회도 적지 않았다.
집 안에서 화면만 바라보는 온라인 예배가 이전보다 낫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그립듯,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던 뜨거운 예배의 현장이 그립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SNS에서 유명해진 글귀처럼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이기 때문이다.
사실 예배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과의 대면이다. 일주일에 한 번 예배당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일상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하는 것이 바로 예배일 것이다. 물론 성도들의 교제와 모임의 중요성이야 구태여 또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영과 진리로 하나님과 대면한다면 비대면예배가 예배가 아닐 이유도 없다. 사실 비대면예배 시대에 신앙이 약화되는 이유는 평소에 하나님과 데면데면했기 때문은 아닐까. 나부터가 부끄러운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