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안한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았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 “왜 하나님은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하는 히틀러를 가만히 보고 계셨습니까?” / “왜 쓰나미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 하나님은 방관만 하고 있었던 겁니까?”
예수 그리스도, 생명의 복음을 전하다보면 사람들에게서 듣는 공격적인 질문들이다. 매번 들으면서도 설명하기는 간단치 않다. 더 문제는 사람들이 질문은 했지만 설명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궁금하면서도 답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실, 전도자들이 겪는 일상이 아닐까.
한영수 장로(두레교회) 역시 예수를 믿기 시작한 40년 전부터 늘 겪는 일이다. 요즘 교회에서 새신자들을 만나 교육을 할 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곤 한다.
그는 누구나 조금 더 쉽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지난 8월 출간된 ‘하나님을 만나면 보이는 것들’(도서출판 참)이 바로 그러한 질문에 해답을 찾아가는 안내서이다.
평소 메모 습관이 있는 한 장로는 1990년부터 전도하며 받은 질문, 설교를 듣고 성경을 보면서 얻은 답들을 기록해 두었다. 집필기간은 2008년부터 무려 10년이나 된다.
“책을 쓰면서 제 마음 속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쉽게 쓰자. 짧게 쓰자. 성경대로 쓰자. 원래는 원고 분량이 더 많았습니다. 세 가지 원칙에 맞춰서 고치고 또 고치면서 지금의 책이 나온 것입니다.”
책은 평범하게 보이지만 엄청난 신앙 내공이 담겨 있다. 한 장로는 성경의 핵심을 쉽고 간략하게 정리한 기독교 변증법적 책자를 생각해서 책을 썼다.
두레교회 차영근 목사는 “한영수 장로님은 하나님, 예수님과 성령님, 성경과 구원, 교회 등 신앙의 기초를 세울 수 있도록 선생님 출신답게 논리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책을 저술했다”며 “특히 불신자들에게 진리를 가르치는 최전방 전도자들에게 다시 한 번 복음의 확신과 전도의 열정을 북돋아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하나님을 만나면 보이는 것들’은 전체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하나님이 과연 존재하는가’부터 제10장 ‘오직 믿음으로’까지 문장과 내용이 누구나 읽기 쉬운 글들로 가득하다. 책이 평안하게 읽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한 장로가 손주들의 신앙을 생각하는 할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손주가 4명인데, 할아버지 눈에는 엄청나게 예쁩니다. 이 녀석들이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기 마련인데, 내 사랑하는 손자 손녀가 이 책을 보고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습니다. 그래서 꾸미기보다 솔직하게 글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책은 초등학생이 읽어도, 중·고등학생이 읽어도, 성인이 읽어도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진부하지 않다. 성경을 잘 아는 목회자와 신학자, 연구자들이 볼 때에는 밋밋할 수 있는 책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깊이 있는 신학적 주제라고 하더라도 결국 성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책은 성경의 기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책에서 재밌는 것은 부록 세 가지이다. 전도 메시지를 담은 ‘마지막 길에 만난 하나님’, 갈등을 겪는 교회 성도들을 위한 조언 ‘교회분쟁 치유하기’, 성경 역사를 간략하게 기술한 ‘성경의 연대적 줄거리’이다. 글의 분량은 줄이면서, 한 가지라도 더 알려주고 설명하고 싶은 저자의 고민이 물씬 풍기는 대목이다.
책을 마무리하는 글에서 한영수 장로는 역시 ‘복음’을 전한다.
“믿지 않으면서, 순종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알아보기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을 인식대상으로 찾으려면 참 하나님은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 하나님은 그를 믿고 순종하며 그에게 무릎을 꿇는 자들의 마음에만 보여주십니다. 믿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