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26
상태바
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26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9.01.22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 32

진리의 싸움은 비폭력적이어야 
65조에서 종교개혁자 츠빙글리는 주의 진리를 위해 싸울 때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평화주의자 츠빙글리는 폭력이 아닌 성경을 가지고 주의 진리를 위해 싸울 것을 당부한다. 꼭 폭력이 필요한 경우는 국가권력이 이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그들이 하나님의 가르침을 조롱하고 거부하고 조작할 경우이다. 66조에서 츠빙글리는 고위성직자들에게 마태복음 3장 10절의 도끼가 이미 나무에 놓여있다는 말씀과 함께 무겁게 경고한다. 그들이 십자가를 의지하지 않고 돈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대신, 마땅히 겸손히 그리스도의 말씀을 받아들여 순종해야 할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높은 권력자들은 이권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역으로 역사가 이뤄지는데,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먼저 역사하여, 아래로부터 시작하여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올라가 위선자들을 위협한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가장 온유한 사람은 위선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세례 없이 죽은 아이들
마지막 67조에서 츠빙글리는 앞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몇 가지 문제, 이자, 십일조 그리고 유아세례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아이들에 대해 다룬다. 물론 이 문제가 간단하지 않음을 안 츠빙글리는 기꺼이 토론하며 자신의 입장을 개진한다. 이자 심지어 고리대금일지라도 국가 공권력이 허락하는 한 재화를 빌린 자들은 지불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분노를 사지 않는 이자가 되어야 한다. 십일조는 “매우 심한 오용이 있었음을 지적”한다. 무엇보다도 성직자들의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했는데, 츠빙글리는 양심적 성직자들의 청빈의 삶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유아세례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아이들이, 지옥에 간다고 설교하는 것, 게다가 그들을 교회 공동묘지에 묻히지 못하게 하며 공개적으로 그들의 부모를 험한 말로 모욕하는 행동을 츠빙글리는 교만으로 정죄한다. 하나님만이 아시는 구원의 문제를 인간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츠빙글리가 가난하고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의 심정을 헤아리며 그들의 편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오직 성경’ 
책의 마지막에서 츠빙글리는 자신의 67조가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를 두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만약 자신의 실수로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깨닫지 못하고 도를 넘어 남을 정죄하고 상처를 주었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생각을 정정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 무엇보다도 츠빙글리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가지고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성경을 근거로 자신의 입장이 개진되어야 함을 분명히 밝힌다. 교부들의 사상이 근거가 되는 것도 츠빙글리는 멀리한다. 츠빙글리의 진리의 기준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