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비위도 정통교회 문제로 치부, 세상의 신뢰받지 못한 교회들 수난 가속화
6. 동성애 옹호 ‘NAP’ 8월 공표
-교계 반대 불구 범국가적으로 추진 예정
교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동성애·동성혼을 옹호하는 조항으로 논란이 된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이 결국 올해 8월 공표됐다. NAP는 인권의 법적 보호 강화와 제도적 실천 증진을 목표로 하는 범국가적 종합계획이다.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시행될 제3차 NAP는 생물학적 성을 기반으로 한 양성평등이 아닌, 사회적 성(gender)을 토대로 한 성평등 정책을 담아 문제가 됐다. 이를테면 △차별금지법 제정 △군대 내 동성애를 금지하는 군형법 92조6 폐지 △성소수자 인권보장을 위한 국가지원 △학교교육 및 공무원 대상 성소수자 인권교육 실시 등 급진적 내용이 포함됐다.
다양한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독소조항에 여러 시민단체와 학부모·종교계는 수차례 토론회 및 집회를 개최하고 삭발과 혈서까지 감행하면서 심각한 우려와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기독교를 비롯해 천주교·불교 단체까지 500여 곳은 제3차 NAP가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즉각 ‘국가기만 인권정책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도 9월 총회에서 일제히 NAP 독소조항 반대 입장을 밝히고 전국 교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NAP를 토대로 법무부·교육부·국방부 등 관련부처들이 법과 제도, 관행 개선에 나설 경우 사실상 차별·혐오금지법의 통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동성애를 조장함으로써 한국사회가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NAP 속 독소조항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7. 내우외환 시달리는 ‘신학교들’
-총신 관선이사 파송, 장신 동성애 논란
주요 교단의 신학대학원 입학 경쟁률이 어느 때보다 약화되고 있다. 지난 8월 교육부 대학알리미를 보면 신입생 충원률 100%를 달성하지 못한 학교가 적지 않다. 과거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장신대와 총신대마저 심각한 상황이다. 총신대는 1점대 경쟁률이라는 치명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지난 3년간 내홍 여파는 상당했다. 급기야 지난 3월 교육부는 특별감사를 시행했고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김영우 총장을 징계하도록 지시했다. 이사회는 이를 거부했고 교육부는 9월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이사회를 해산했다.
다행히 현재는 교단과 총신대와 협력하며 학내 정상화 수순에 돌입했다. 김영우 총장은 예장합동 부총회장 출마 당시 총회장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장신대는 올해 동성애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5월 일부 학생들이 “성소수자 혐오를 반대한다”며 무지개색 옷을 입고 채플에 참여한 것이 발단이었다. 교단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학교측은 곧바로 관련 학생들을 징계했다. 친동성애 단체들이 학교를 비난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한편 올해 장신대 상당수 교수와 학생들은 명성교회 부자세습에 반발했으며, 현재도 목회 대물림을 금하는 교단 헌법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감신대에서는 구약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성서와 하나님을 신화로 해석하는 내용의 강의로 논란이 됐다. 성경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신학교육 현장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8. 정통교회로 위장한 ‘이단의 몰락’
-신천지 포교 및 교회파괴 수단 다양화
한국교회 주요교단들이 ‘이단’으로 지정한 자칭 ‘교회’ 집단들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면서 이들과 관련이 없는 한국교회가 올해도 덩달아 이미지 실추를 겪어야 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은혜로교회 신옥주 집단의 ‘타작마당’ 이슈였다. 은혜로교회는 400여명의 신도를 피지로 집단 이주시킨 뒤 신도들의 여권과 재산을 빼앗고 감금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알곡’을 고른다며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의 뺨을 때리도록 하는 속칭 ‘타작마당’을 실행했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들 보도되면서 한국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20대 여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만민중앙교회 담임목사의 경우도 주요 언론에서 ‘교회’나 ‘목사’가 일으킨 사건처럼 보도돼 비슷한 우려를 낳았다. 검찰에서 20년을 구형받은 피의자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이단의 비위가 정통교회 사건처럼 포장되어 보도되는 것이다.
신천지의 교회파괴와 침투는 점차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다. 교주 이만희가 대표로 있는 HWPL(하늘문세계평화광복)주관 ‘만국회의’는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문제는 이 행사가 각종 공공시설에서 보란 듯이 개최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신천지는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무차별적으로 교회 앞 시위를 벌이고 있어 주의가 요청되는 상황이다.
9. 물과 기름 사이된 ‘3개 연합기관’
-통합 ‘합의’만 수차례…실질적 통합은 ‘실패’
서 새로운 활로가 모색되는 듯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년 동안 통합 추진은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해 연말과 달리 처음 분위기는 좋았다.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한기연과 한기총 간 통합추진위가 만들어졌고, 이어 중단됐던 한교총과 대화의 자리까지 만들어졌다.
노력의 결과였을까. 세 연합기구 통합추진위원장들이 5월 통합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성과를 내는 듯했다. 안타깝게도 한기총은 통합합의를 폐기했고, 한교총과 한기연 간 통합 논의로 폭은 좁아졌다. 그런 와중에 한교총은 지난 7월 통합 추진은 계속한다는 전제 아래 별도 법인 설립을 위한 임시총회까지 개최하기도 했다.
다행히 7월말 한교총과 한기연 간 통합 합의가 이뤄졌고, 8월 17일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12월 통합총회 개최를 발표했다. 그러나 합의 이행이 이뤄지지 못했고 9월 장로교단 정기총회까지 거치며 합의는 유야무야 됐다. 결국 통합추진은 중단됐다. 곧이어 또다른 변수가 생겼다. 지난 10월 한교총 이영훈, 최기학 공동대표회장, 한기연 이동석 대표회장 등이 세부합의서까지 작성하며 11월 16일 총회를 개최, 한기연 부채청산 등이 합의되면서 다시 대화는 급가속 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통합은 성사되지 못했다. 올해 보수연합기관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한 채 ‘통합’만 빼고 다했다는 비난을 피해가긴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10. 정권교체 후 대형교회 잇단 ‘수난’
-명성·사랑의교회 등 논란, 자성의 목소리도
올해는 대형교회 수난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언론의 교회 비판 강도가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 내부 문제들이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의 주요 소재가 되면서 교회 이미지는 점점 더 추락하고 있다. 명성교회 목회승계로 시작된 논란은 통합총회 내부 갈등을 넘어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됐고, 보수 교단에서는 “목회승계는 교회 고유권한”이라는 성명도 발표했지만 비판적 시선을 거두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합동 목사 자격을 다룬 소송은 1, 2심 승소에도 불구하고 대법에서 파기 환송돼, 지난 12월 5일 고법에서 합동 목사자격을 취득하지 못하였으므로 위임목사 자격을 정지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교회와 노회가 인정한 교단 목사 자격을 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랑의교회 반대파는 직무정지 가처분을 걸고 대리인으로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제 교회 당회장 자리까지 법조인에게 맡기겠다는 발상은 단순한 증오감을 넘어 교회공동체를 파괴하는 심각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교계 일각에서는 “교회 고유권한을 사회법이 너무 많이 침투하고 있다”며 종교인 과세에 이어 교회 탄압이 현실화 되는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교회가 스스로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한 채 내부 부흥에만 힘쓴 결과가 ‘외면과 비난’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