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을 폐지하라
26조는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위선에 대해 말하는데, 위선은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위선은 “사람들 앞에서 원래의 자신의 모습보다 더 잘난 것처럼 행동하는 모든 것”으로 하나님 앞에 내세울 수 없다(욥13:16). 위선은 “하나님의 말씀에 반대되는 ... 속임수”로 회칠한 무덤과 같다. 츠빙글리는 하나님을 “순수하고 거짓이 없는 선함 ... 진리”로 부른다. 위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악하고 위험한 죄악”이기에, 위선자는 “구원받을 희망이 없는 사람”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마음의 정원에 위선이라는 잡초가 자랐는지, 매일 스스로의 죄를 돌아보는 믿음 위에 확실하게 서 있어야 됩니다. 악마가 믿음을 이길 수 없을 때, 악마는 위선이라는 위장막을 가지고 다가오며, 그것을 사람에게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강요하는 법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309)
츠빙글리는 위선의 일환인 수도복, 종교적인 여러 상징물들, 삭발 관습은 일종의 가면으로 정죄하며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수님이 경건한 체 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외형과 상징들을 “나쁜 것”으로 비판하였기 때문이다(마23:5~7). 이에 반대하여 사람들은 성직자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일반 교인들과는 구별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바로 이러한 마음이 위선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가르쳐준 위대해지는 방법은 서로를 섬기는 사랑과 겸손이다(요13:35).
“하나님은 경건함을 겉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속마음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미 당신들은 사제 옷과 종교적인 표시를 가지고 하나님이 사람들의 마음을 전혀 볼 필요가 없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이미 당신들이 입은 옷으로 당신들이 누구인가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가면 쓴 사람들이고 위선자들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311)
27조는 같은 맥락에서 수도원 폐지를 주장한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모든 크리스천은 형제요 자매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사는 형제자매들을 함부로 아버지로 불러서는 안 된다.(마23:9) 그렇다고 육신의 아버지를 부르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츠빙글리가 말하는 아버지란 한 예로 수도원장을 아빠(Abba)로 부르는 것이다. 물론 신부와 교황도 이에 속한다.
츠빙글리는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제 이단 같은 수도회를 떠나십시오.” “수도복을 벗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며 수도원의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수도회에 입회하는 것을 “매우 끔찍한 결정”으로 불의, 죄, 위선, 속임수와 사기로 규정하며, 차라리 “단순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평등한 위치로” 있을 것을 주문한다.
“그리스도는 사람들이 서로 간에 하나님이라고 가르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우리를 아버지라고 과장해서 부르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늘 아버지가 유리의 유일한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스스로 교만하게 자신을 아버지라고 불리는 것을 즐기는 자들과 그런 자들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자들은 모두 하나님을 해치는 사람들이며, 그리스도의 영광과 질서를 깨는 사람들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315)
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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