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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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10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09.1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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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⑰

성직자가 사유재산을 소유할 수 있는가
23조는 성직자가 세상의 부를 향하여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를 말한다. 가난하셨던(눅9:58) 예수님은 성직자들이 따라야 할 모범이다(요13:15). 예수님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은 아니었고(요18:36), 세상의 부와 권력은 예수님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예수님은 이를 무시하기까지 했다. 

성직자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부와 재산을 쌓는다면, 그리스도를 배반하는 자이며, 위선자이고 “그리스도가 명령한 것과 완전히 반대로 산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완전한 “바보”이다. 그럼에도 츠빙글리는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신실한 종들이 많이 있다는 긍정적 사실을 잊지 않는다. 불신자들은 이러한 그리스도를 따르는 가난한 자들을 “너희는 참 무능한 사람들”로 비난하는데, 이러한 비난은 기독교 초기부터 있어온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의 가난과 겸손보다 더 확실한 모범은 없다. 가난과 겸손은 참 성직자들에게 필히 요구되는 표식이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297-298) 

“악마가 제일 잘한 짓이란 하나님의 이름으로 부를 쌓으라고 가르친 것입니다. 모든 죄악은 여기서 나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이 악마의 사역을 파괴하고 없애기 위해서 이 땅에 왔습니다.(요3:8)”(츠빙글리, 『저작 선집 2』, 298) 
 

그리스도인의 자유
제24조는 음식에 관한 규례인 중세교회의 ‘치즈-버터 서신’에 대해 언급하며, 이 서신을 하나님이 요구하지도 않는 일을 의무화한 교황청의 오류로 정죄한다. 순전히 인간적 가르침과 규범에 근거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츠빙글리는 국가법과 사회법을 이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츠빙글리가 인간적인 계명으로 낙인찍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과 말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사람이 취하는 그 어떠한 음식도 사람을 더럽히지 못한다.(마가7:18) 하나님께서 감사함으로 먹도록 음식을 만들었는데, 사람의 생각과 양심이 더러워져 잘못을 범하고 있다. 그러기에 몇몇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금지한 ‘치즈-버터 서신’은 교황청의 사기인데, 이 역시 돈을 벌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라고 비난한다. 

제25조는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반해 시간과 공간을 제한하는 사람들은, 그 주인이신 그리스도에게 대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전보다 크신 분, 안식일의 주인이다. 성경은 특정한 장소가 은혜를 받기 위해 요구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츠빙글리는 그 어떤 특정 장소를 은혜의 장소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로 일컬으며, 이는 “하나님을 제한하고 옭아매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이야말로 예수님이 말한 것처럼 “나쁜 그리스도인”이며, “적그리스도인”이다(마24:24-26). “하나님을 특정한 장소와 시간에 한정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에게서 자유를 빼앗는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하나님으로 가는 길을 막을 뿐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 존재해야 될 시간을 사람의 가치보다 위에다 놓기 때문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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