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은 폐기되었는가?
22조는 그리스도가 우리의 의임을 밝힌다. 오직 그리스도로부터 나온 것은 선하나, 우리에게서 나온 것이라면 선한 것이 아님을 츠빙글리는 분명히 한다. 츠빙글리는 율법과 복음의 관계를 제시한다. 분명한 것은 츠빙글리에게 하나님은 영원하고 유일하며 결코 변함이 없는 선으로서 모든 선이 그에게서 나오는데, 따라서 하나님의 뜻은 정의와 선의 영원한 원천이 된다. 율법이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일 때, 분명히 그것은 선한 것이다. 율법은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고, 정의와 선에 대한 변함없는 규칙이고 기준이다. 문제는 그 율법을 따라 살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절망과 증오는 율법의 영향 때문이 아니라, 율법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육체를 가진 근본악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292)
츠빙글리에게 율법은 폐기되었는가? 믿는 사람은 율법의 억압에서 해방된 사람으로, 더 이상 율법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오직 하나님이 영원히 실천하라고 명령한 선한 일만을 염두에 두고” 살며, “특정한 시대에만 실천하라고 명령한 그 형식적인 의식들을 어린이 장난으로 여기고, 교황추종자들이 주장하는 공허한 의식들을 절대로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뜻이 나타난 계명을 “하나님의 의지의 형식”으로 여기고, 사랑으로 실천한다. 반면, 하나님을 거부하는 불신의 사람들은 그 “계명을 증오한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292~293)
“믿는 사람은 계명을 자신의 능력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이 믿는 사람을 통해서 자신의 사랑과 결정과 사역을 보여줍니다. 믿는 사람은 자신의 모든 행동과 업적들 자체가 아무 것도 아니며, 오히려 자신의 모든 사역을 통해서 일어난 일들이 오직 하나님의 사역임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일과 뜻을 실천하지 못했을 경우에,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계명을 어겼을 지라도 그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293)
하나의 질문은 츠빙글리에게 어떤 계명이 영원히 믿는 자들이 지켜야 할 것인가이다. 그 영원한 계명은 마태복음 22:37~39의 말씀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명령이다. 어떤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속하며, 어떤 계명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속하는데, 츠빙글리는 의식적인 계명들을 하나님의 사랑하라는 계명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츠빙글리의 율법이해는 네 가지로 종합된다.
첫째, 정의와 선을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영원하다. 둘째, 하나님의 뜻에서 나온 율법은 영원하나,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온전히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셋째, 하나님의 뜻은 영원하며,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그 뜻을 추구한다. 넷째, 그리스도는 우리의 의가 되신다.
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⑮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