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 예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배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들이 만나는 자리이자 구속의 은총을 받은 무리들이 모여 경배와 찬양과 감사와 참회의 응답을 드리는 현장이다.
다른 종교의 신은 특수한 계층의 성직자들과 국한해서 만나고 계시를 내린다. 그리고 교리를 합당하게 수행하고 물질을 바쳐 자격을 갖춘 신도들에게만 나타난다. 하지만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들의 만남’이라는 기독교의 예배는 다른 종교의 예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일요일에 치러지는 의식으로 제한시킬 수 없을뿐더러 바른 신학과 연구도 뒷받침돼야 한다.
예배의 역사와 내용, 그리고 신학을 전문적으로 다룬 ‘예배의 신학’이 20년 만에 새 옷을 입고 수정증보판으로 출간됐다. 한국교회 최초의 예배·설교학 교수로 한국교회 강단의 기틀을 놓았던 정장복 교수(전 한일장신대 총장)가 20년 전 발간된 동 저서를 수정하고 이후에 발표했던 연구논문들을 새롭게 추가 보완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가 어느 나라보다 예배라는 단어를 이곳저곳에 붙여서 많이 사용하고 있고 예배를 드리려는 열정도 대단하지만, 그 열정이 내용을 알고 내뿜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때로는 의무적인 행위에 그쳤고 때로는 울적한 심정의 정화를 위한 것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의 국제사회 속 위상이 달라져 가고 있다. 선진국의 교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걸어야 한다”면서 “머리를 맞대고 예배의 역사와 신학을 논할 때가 됐다. 이 책이 지침서가 되어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책은 한국교회 예배의 역사와 예배학 교육 실상부터 오늘날 한국교회 예배의 모습까지를 총체적으로 정리한다. 특히 이번 증보판에는 구한말 활약했던 곽안련 선교사의 예배 신학과 이론을 비롯해 기도의 기본 요건을 추린 한국교회 기도에 대한 이해와 성찰, 예배 기본 용어 이해와 예배의 정의, 기독교 예배의 정의와 특수성 등이 더해졌다.
또한 오늘의 기독교 예배에서 드리는 순서의 원천적 뿌리를 찾기 위해 초대교회 사도들이 드렸던 예배의 구성과 내용을 탐구한다. 말씀과 성례전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 종교개혁기의 예배 전통, 정착된 개신교의 예배와 예식, 예배와 집회의 분별이 없는 한국교회의 문제 등을 함께 다룬다.
한편, 저자 정장복 교수는 25년 동안 장신대 교수, 8년 동안 한일장신대 총장으로 봉직하면서 한국교회 예배와 설교 분야의 초석을 놓았다. 한남대 영문과와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 신학교와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기독교 예전과 설교학을 전공한 뒤 귀국해 지금까지 80여 권의 저·역서를 남겼다. ‘설교의 분석과 비평’, ‘한국교회의 설교학 개론’, ‘예배와 설교 핸드북’으로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을 세 차례나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