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3년 1월 29일 츠빙글리는 취리히 시의회와 600명의 참석자 앞에서 67조를 발표하였다. 그 67조는 ‘개혁신앙의 원형’으로 일컫는데, 오직 복음에 근거하여 교회가 어떻게 개혁되어야 할 것을 내용으로 한다. 67조가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바는,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의 총체와 본질이며,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며, 하늘 아버지의 뜻을 우리에게 알게 하신 분으로서, 그의 무죄함이 우리를 죽음에서 구하셔서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는 것이다.
후대는 67조를 루터의 1517년 발표된 95개조와 비교하기보다는, 1530년 공포된 루터교의 대 신앙고백인 「아우구스부르크 신앙고백」과 비교할 정도로 그 질적 수준을 가진 것으로 평가한다. 당시 취리히 시의회는 67조를 교회개혁의 원리로 받아들여, 그들이 가야할 종교개혁의 방향을 확실히 하여, 취리히 종교개혁의 로드맵이 되었으며, 나아가 스위스 종교개혁의 길잡이가 되었다. 한 마디로 혼란에 빠진 스위스 교회가 그리스도를 따라 가야 할 그 길을 분명히 가르쳤다.
67조는 매 항목마다 간단명료하게 요지를 다룬다. 간단한 서문, 1-16조는 종교개혁의 근본이며 원리인 성경에 관해, 17조는 교황에 관해, 18조는 미사에 관해, 19조에서 21조까지는 성자의 중보기도에 관해, 22조는 선행에 관해, 23조는 성직자의 재산에 관해, 24조는 음식금식에 관해, 25조는 순례를 위한 공휴일에 관해, 26조는 수도복, 복장 그리고 휘장에 관해, 27조는 수도회, 교파에 관해, 28-29조는 성직자의 결혼에 관해, 30조는 순결서약에 관해, 31-32조는 파문에 관해, 33조는 불의한 재산에 관해, 34-43조는 정부에 관해, 44-46조는 기도에 관해, 47-49조는 부끄러운 일에 관해, 50-56조는 죄 용서에 관해, 57-60조는 연옥에 관해, 61-63조는 성직에 관해, 64-67조는 폐습의 종결에 관해 말하고, 간단하게 맺는말로 마감한다.
눈여겨 볼 부분은 1-16조에서 성경 하나님의 말씀에 관해 가장 앞서 그리고 가장 길게 말하고 있으며, 정부에 관해 약 10조에 걸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67조 중 눈여겨 볼 부분은 츠빙글리가 우선적으로 제시하는 1-16조이다. 이 16조에서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말씀 성경만이 교회개혁의 근본이고 방향이며 원리임을 천명한다. 오직 하나님의 영감 된 성경이 67조의 근원이라는 선언이다. 67조는 오직 성경에 근거하여 제시되고, 변호되는데, 만약 어느 한 부분이라도 성경을 오해하여 제시되고 있다면, 그 부분을 자신에게 가르칠 때 기꺼이 잘못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1조는 중세교회의 성경에 대한 이해를 반박하며 길을 연다.
“복음은 교회의 검증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은 오류를 범하고 하나님을 모독한다.”
교회의 확증 없이도 성경은 살아 역사하는 하나님의 영감 된 말씀이라는 입장이다. 교회가 복음을 복음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이 성령의 역사로 복음임을 자증한다는 것이다. “복음의 총체는 우리의 주 그리스도 예수가 하나님의 참 아들이며, 하늘 아버지의 뜻을 밝히시며, 그의 무죄함으로 우리를 죄에서 건지시며,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시며, 우리를 인도하신다는 것이다.”(2조)
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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