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기부 실태
상태바
한국인의 기부 실태
  • 지용근 대표
  • 승인 2017.12.27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계로 보는 세상-43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이면 항상 기부 행렬이 이어지던 예년과 달리 요즘 구호단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지난 8월 한 아동청소년 복지법인이 기부받은 128억 가운데 단 2억 원만 사용하고 나머지 돈으로 호화관광, 고가 수입차 구입 등에 사용한 대규모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10월에는 속칭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이 터지고, 짝퉁 구세군 자선냄비마저 길거리에 등장하니, 가뜩이나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부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연탄 나눔 봉사단체는 1년 전 대비 30%나 기부액이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통계자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1월 발표한 2017 사회조사결과(전국 39,000명 조사), 지난 1년간 우리 국민의 기부 경험률이 2011년 36.4%에서 2017년 26.7%로 9.7%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7.3%)가 가장 높고, 그 다음 ‘관심 없어서’ 23.2%, ‘기부단체 신뢰할 수 없어서’ 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앞에서의 기부 관련 범죄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부할 여유가 점점 없어지는 우리 국민의 힘겨운 삶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국교회의 경우도 대부분의 교회에서 헌금액수가 정체되거나 감소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와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 기부 관련 조사결과가 한 가지 발표되었는데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엠브레인, 1000명, 전국민, 온라인조사).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79%)은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비교해 기부문화 수준이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 이유로 기부활동 자체보다는 기부금 횡령 등 비리사건이 많고(62%), 기부받는 기관이 투명하지 않고(62%), 사회지도층이 기부에 솔선수범하지 않는다(38%)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 국민들 대부분(82%)은 기부금 관련 범죄가 매우 많을 것 같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그동안 해온 기부도 주저하게 될 것 같다는 사람이 무려 7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한국사회 기부문화와 인식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올해 불거진 기부 관련 여러 문제점들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한편, 기부받는 자들의 정직성과 투명성을 담보로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인식으로 기부활동 만큼은 점점 상승하는 한국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