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는 1521년 5월 4일 저녁부터 농부로 변장을 하고 1522년 3월 1일까지 약 10개월 동안 바르트부르크 성에 머물렀다. 여기서 루터는 비텐베르크의 동역자 멜란히톤의 권면에 따라 1521년 가을부터 11주 동안 신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그 이듬해 9월 출판하였다. 이 성경을 ‘구월성경’이라 부른다. 구월성경은 성경 서문이라는 이름으로 각 성경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치고 있다.
1522년 루터가 서문을 쓴 신약성경은 ‘신약 서문’, “신약 중 가장 옳고 고귀한 성경은 어떤 것인가?”, 로마서, 고린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서, 데살로니가후서,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 빌레몬서,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 요한 세 서신서, 히브리서, 야고보와 유다서, 요한계시록이었다. 루터는 고린도전서 서문은 1530년, 사도행전 서문은 1533년, 두 번째 요한계시록 서문은 1530년에 썼다. 루터가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 출판하면서 각 성경에 서문을 썼던 이유를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중세교회에서 금기시했던 일반성도들의 성경읽기를 돕기 위해서였다.
둘째, 중세교회와의 차별적 성경이해를 제시하고자 했다.
현대에는 별책으로 성경 주석이나 강해를 출판하는데, 종교개혁자 루터는 각 성경의 바로 앞에 말 그대로 서문으로 덧붙였다. 물론 루터는 ‘신약 서문’에서 성경에 그 어떠한 것을 덧붙이지 않는 것이 “옳고 타당한” 일임을 알았다. 그렇지만 루터는 사람들이 당시 무엇이 복음이고 율법인지, 무엇이 신약이고 구약인지를 모르기에 어쩔 수 없이 일반 성도들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위기상황에서 이런 일을 하게 되었다.
신약에서는 계명과 율법보다는 마땅히 복음과 하나님의 약속을 찾아야 되는데, 중세표준 라틴어 성경의 번역자 제롬 같은 이들이 신약을 구약과 더불어 율법서, 역사서, 예언서 그리고 지혜서로 나누었는데, 루터는 이를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정죄한다. 신약은 믿는 자들과 믿지 않은 자들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사람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복음이 하나이듯이, 신약은 오직 한 권의 책이며, 오직 한 신앙이며 복음을 통해 약속하시는 오직 한 하나님을 보여준다.
헬라어 유앙겔리온은 좋은 소식, 좋은 이야기, 좋은 새 신문, 좋은 외침으로, 거기로부터 사람들은 노래하며 말하고 즐거워한다. 다윗이 거대한 골리앗을 이겼을 때, 좋은 외침과 위로의 새로운 신문이 유대국민들 사이에 퍼졌으며, 기쁨과 평화가 넘쳐날 때, 사람들은 노래하고 춤추며 기쁨에 젖었다.
하나님의 복음과 새로운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죄악, 죽음 그리고 사탄과 싸워 이긴 후 구원받아 생명과 복된 삶이 찾아왔음을 온 세상에 퍼뜨려야 할 하나의 좋은 소식, 외침이다. 복음은 죄악과 죽음의 나라에 포로 된 자들을 그리스도의 나라인 하나의 영원한 나라, 하나의 생명의 나라, 영복과 의의 나라로 믿는 자들을 인도한다. 오직 하나의 복음은 오직 하나의 그리스도와 같은데, 복음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하나님, 다윗의 아들 참 하나님 그리고 참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하나의 설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사람들의 죄와 죽음과 지옥을 물리치셨다. 사복음서는 바로 그리스도의 구원의 큰 사역과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사복음서는 오직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요구하지, 인간의 그 어떠한 업적과 행위를 요구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가 행하신 일들과 선행을 아는 것은 아직 복음을 바로 아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우리 죄인들을 위해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심으로 우리를 죄와 사망 그리고 지옥에서 건져내셨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 복음이다.
주도홍 백석대학교 부총장/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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