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예수님이 절망과 가난의 땅인 갈릴리로 가장 먼저 향하신 것처럼, 부활절을 맞아 고난의 현장에서 함께 예배하고 아픈 자들을 위로하는 예배가 드려진다.
오는 4월 16일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준비 중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를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만났다.
김영주 총무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나라에 오신다면, 아픔과 고난의 현장에 가장 먼저 찾아가실 것”이라며, “이번 부활절예배도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해 부활주일(4월 16일)이 세월호 참사 3주기와 같은 날짜라는 점에서,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초청해 위로하고 부활의 참된 의미를 전하는 시간으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는 연합기구를 중심으로 하나의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기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연합기구의 분열로 더 이상 하나의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기 어려워지자, 최근에는 NCCK 별도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김 총무는 “부활절연합예배가 연합의 의미만 강조하다보면, 대형교회 교인들을 동원하고 거기에 맞춰 순서자를 세우는데만 집중할 수 있다”며, “부활절예배의 진정한 본질과 정신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NCCK는 3월 1일 재의 수요일부터 고난주간의 행사를 ‘예수가 여기 계시지 않다(눅24장:1~8절)’라는 주제로 진행하다가, 4월 16일 부활절 예배에서는 ‘예수가 여기 계시다(마28:1~10)’로 주제를 전환한다.
김 총무는 “예수님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진 여인들이 무덤을 찾았을 때, 예수님은 거기 계시지 않았다. 다시 살아나셔서 갈릴리로 가셨다”며, “이 시대의 갈릴리는 고난 받은 자들, 아픔이 있는 자들이 있는 곳이며, 그 곳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함께 하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오늘날 예수님은 논밭의 농부 곁에, 장마당의 장사치들 사이에,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자녀와 희망을 잃은 어머니의 눈물 가운데 계신다”며, “한국교회가 권력자들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가장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부활절예배는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예배로 드려진다. 예배의 순서도 교단장이나 대형교회의 목회자가 맡는 것이 아니라, 아픔의 현장에서 고난당한 자들을 위로해온 이들이 맡도록 했다.
김 총무는 “예배 순서는 세월호 희생자의 유가족이 포함됐으며, 유명 목회자가 아니라 여성 목회자가 설교를 전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회를 바꾸어 나가자는 취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한국교회를 향한 당부로 “오는 부활절예배가 한국교회가 자성하고, 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의 친구로 살아가신 예수님의 모습을 따라 변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4.16가족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는 오는 16일 오후 4시 30분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공연장(세월호정부합동분향소 옆)에서 열린다. ‘예수가 여기 계시다(마28:1~10)’라는 주제로 샬렘영성원 홍보연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NCCK 회장 암브로시오스 대주교의 축도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