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과 진화론은 끊이지 않는 논쟁거리 중 하나다. 최근 2세기 동안 적지 않은 크리스천들이 현대 과학계의 주장과 성경을 조화시켜 해석하는 ‘유신론적 진화론’이나 ‘점진론적 창조론’을 수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견해가 나왔다.
‘점진적 창조론자’들은 하나님의 천지창조가 문자적인 24시간이 아닌,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즉 46억년이라는 지구 역사 전반에 걸쳐 하나님이 생명체를 창조했다는 것.
그러나 아담 이전에도 생물의 죽음이 있다고 주장하며, 노아의 홍수를 부정하는 ‘점진적 창조론’은 성경의 가르침과 매우 다르며,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죽으심의 필요를 무효화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점진적 창조론’ 유신 진화론과 동일해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은 지난 3일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두란노홀에서 제54회 월례발표회를 ‘창조론이냐 유신론적 진화론이냐’를 주제로 개최했다.
이날 ‘점진적 창조론 비판과 서찰’을 주제로 발표한 이병수 교수(창조과학회 부회장, 경인여대)는 “진화론과 장구한 연대를 모두 수용하는 것이 ‘유신진화론’이라면, 진화론은 받아들이지 않지만 장구한 연대는 받아들여 성경과 조화시키려는 것이 ‘점진적 창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창세기 1장의 각 날들 사이에 장구한 시간이 흘렀고, 따라서 지층의 퇴적과 그 안에 들어있는 화석생물들의 죽음과 멸종도 오랜 세월의 창조주간 동안 이뤄졌다고 해석하는 이론이다.
이 교수는 “진화론에 기초해 제안된, 이러한 지질시대 개념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암묵적으로 진화론을 받아들이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사실상 ‘유신진화론’에 해당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진화론자들은 지질지대를 가리키는 퇴적지층은 장구한 시간에 걸쳐 쌓여진 것이며, 그 속의 생물 화석들은 오랜 세월에 걸친 생물들의 진화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또한 진화론적 지질시대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담의 범죄 이전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각 지질시대를 나타내는 퇴적지층 속 화석들은 죽음의 기록이기 때문. 아담이 불순종한 대가로 죽음이라는 징벌이 있기 전에, 하나님께서 수십 억년 동안 걸쳐 생물들의 창조와 멸종을 반복하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아담 때문에 죄가 세상에 왔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다(롬5:12)고 기록하고 있다.
이 교수는 “사람의 창조 이전에 생물들의 죽음과 멸종이 늘 있었다고 보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과는 매우 다른 것이며, 하나님의 성품을 매우 훼손시키는 일이며, 창세기 1장을 세속적 과학(진화론)과 맞지 않는 이유로 우화로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아담의 범죄 이전에 사망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에 대한 필요를 무효화시키는 것”이라며, “예수님은 우리의 죄와 저주, 사망으로부터 속죄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는데, 점진론적 창조들의주장은 성경말씀과 배치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층은 노아 홍수 때 형성된 것
특히 그는 창조과학회 과학자들의 공통적인 입장으로 “지구상의 광대한 퇴적지층과 그 안의 화석들은 노아 홍수기간 동안 대부분 형성됐고, 일부는 노아 홍수 직후에 초래된 빙하기가 끝나면서 발생한 국지적 거대홍수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진화론에 의하면, 퇴적지층의 화석은 장구한 세월 동안의 생물의 진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0여년 동안 수 억개 이상의 화석들이 발굴됐지만, 논란의 여지없이 진화를 증거하는 화석은 없었다. 오히려 이들 화석은 노아의 홍수 동안 격변적으로 매몰된 생물군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화석들은 급격히 매몰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다가, 짝짓기를 하다가, 싸우다가, 새끼를 낳다가, 살아있는 채로 갑자기 밀려오는 퇴적물에 갑자기 파묻혀버린 것”이라며, “이는 전 지구적 홍수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억 수천만 년 전의 생물화석에서 이론대로라면 분해돼 존재해서는 안 돼야 할 아직도 연부조직이나 유기물질이 남아있음이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노아의 홍수가 역사적 사실이라면, 장구한 지질시대는 허구이고, 진화할 시간이 없는 진화론도 완전히 허구가 되는 것”이라며, “성경은 영원토록 불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어떠한 이론이나 생각보다 성경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조론’ 과학으로 완성할 수 있어
‘창조론’은 허구로 여기면서 ‘진화론’을 과학적으로 받아들이고 의심 없이 수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제시됐다.
이은일 교수(창조신학회 회장, 고려대)는 “유신진화론은 진화론이 과학임을 강조하며, 이를 반대하면 과학을 거부하는 사람인 것처럼 공격한다. 그러나 창조론에 대한 믿음은 과학의 목적을 분명히 해준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우주과학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동일한 과학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유신진화론’에서 내세우고 있는 주요 근거는 ‘빅뱅이론’이지만, 우연한 빅뱅으로 어떻게 이렇게 질서정연한 우주가 형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답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유신진화론’에서는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적 차이가 매우 작으므로 공통조상으로부터 진화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한다. 유전학자 굿맨은 사람과 침팬지에 같이 있는 97개의 공통 유전자를 분석해 99.8% 같다는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유전정보 전체 설계도의 차이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연구”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어 그는 “성경 외 어떤 기록에서도 ‘무에서의 창조’는 발견되지 않는다. 많은 창조설화들이 모두 무엇이 변해서 지금의 세계가 됐다고 주장한다”면서 “하나님의 초월적 창조를 인간의 과학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오만을 버린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대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진화론자들의 ‘종의 진화가 진화론의 증거’라는 주장에 대한 비판으로 “‘종분화 현상’은 다른 생명체의 설계도를 가진 존재로 진화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예를 들어 개가 품종개량에서 다양해진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다. 돌연변이에 의해 형태가 달라졌을 뿐 개는 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생명체의 다양성의 핵심은 유전적 조합이다. 호랑이와 사자의 경우 형태가 달라 다른 종으로 분류되지만 서로 교배해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이렇게 종의 구분이 혼란스러운 것은 생명체의 구분을 형태에서 ‘종’으로 구분했기 때문”이라며 “생명체의 분류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종류’에 의해 다시 분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진화론에서 정보의 창조와 진화는 가장 어려운 진화론의 숙제다. 반면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물질의 창조 이전에 ‘정보’가 먼저 있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