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돌 손양원 목사는 1948년 사랑하는 아들 동인과 동신을 동시에 잃었다. 공산주의자들이 여순사건 당시 이들을 살해한 것이다. 손 목사는 범인으로 붙잡힌 안재선을 용서한 것도 모자라 양아들로 입양했다. 그 사랑의 모범은 믿음의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온전히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환자들의 동반자로 살았던 손양원 목사는 2년 후인, 1950년 9월 28일 피난을 떠나라는 교인들의 권유를 뿌리친 채 교회를 지키다 순교했다. 손 목사의 순교 시기를 즈음해 그가 두 아들의 장례식에서 답사로 남긴 9가지 감사를 떠올려 본다.
“여러분, 내 어찌 긴 말의 답사를 드리리오, 내가 아들들의 순교를 접하고 느낀 몇 가지의 은혜로운 감사의 조건을 이야기 함으로써 답사를 대신할까 합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하셨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서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맡겨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께 감사합니다.
셋째, 3남 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 하다가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을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 감사 합니다.
이 일들은 옛날 내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 십년 간의 눈물로 된 결정이요, 나의 사랑하는 나환자 형제 자매들이 23년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