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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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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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훈 목사 / 안산영광교회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딸에게 물었다. 결혼하여 미국에 머무르는 큰딸이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필자가 2년 전 미국 집회에 갔을 때 만났으니까 약 2년 만에 딸을 만나는 것이다. 필자보다도 아내가 더 흥분이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딸, 한국보다 더 좋은 곳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마음은 더 없이 안타깝고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고, 더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은 것이다.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점심. 아내 그리고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딸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 뭘 먹을까?” 하고 물었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짜장면!” 하는 것이 아닌가? 엄마는 더 좋은 것 먹이고 싶어서 “겨우 짜장면이야?”라고 했지만, 필자는 벌써 짜장면 집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 

차를 몰고 가면서 잠깐 생각해 보았다. ‘한국에 오면 먹고 싶은 것을 많을텐데 겨우 짜장면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마음 속에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아하, 어릴 때 먹었던 그 맛의 추억을 기억하고 있구나.’ 미국에는 짜장면 집이 없나 했더니, 있기는 있는데 맛이 옛날에 맛이 아니란다. 짜장면 집에 가서 음식을 시켜 먹는데, 너무 달고 맛이 없었단다. 아마 어릴 때 그 맛을 아직 잊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릴 때 먹었던 그 맛을 기억하고 있었다면 삶의 영역에 있어서도 어릴 때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영적인 삶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디모데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네가 어려서 배운 것을 알라는 교훈처럼 다음세대를 향한 헌신이 그들로 하여금 어른이 되어도 추억할 수 있는 영적 삶을 경험시켜야 할 것이다. 어떻게 어른이 되어도 추억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영적 경험을 하게 할 수 있을까?

첫째, 말씀의 능력을 경험시켜 주어야 한다. 어린이 주일학교 교육을 보면 어른들의 신앙에 액세서리처럼 변질되어 가고 있다. 만일 그들이 어른이 되었다면 신앙생활은 그들의 삶의 액세서리로 변질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말씀으로 무장하게 하라. 성경을 읽고 공부하고 그 말씀을 묵상하며 그 말씀대로 순종하며 행할 수 있는 신앙의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

둘째, 기도의 능력을 경험시켜 주어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약 1시간여 예배하는 신앙생활이 어린아이들에게 전부이다. 그것도 마지못해 부모에 손에 끌려 다닌다. 중고등부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신앙의 교육으로는 결코 다음세대가 한국교회를 책임질 수 없다. 기도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도로 무장하게 하라. 어린아이도 통곡하며 기도할 수 있다. 어린아이도 가슴을 치며 기도할 수 있다. 이런 영적 능력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셋째, 이웃 섬김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이웃을 섬기는 법을 경험시켜 주어야 한다. 교회가, 부모가 아이들로 하여금 이웃 섬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섬김의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이웃을 섬기는 것은 당연한 삶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 것을 가지고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이웃을 섬기는 것은 신앙의 기본이요 본질인 것을 알게 해야 한다.

넷째, 선교의 사역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의식 있는 부모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게 한다. 결국 그러한 경험들이 아이의 꿈을 키워주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자녀들을 어릴 때부터 선교지를 데리고 다니며 경험을 시켜주어야 한다. 어릴 때 경험했던 선교는 한 평생 살아가면서 선교의 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선교를 경험함으로 위대한 가는 선교사요 보내는 선교사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돌아와 제일 먼저 짜장면을 찾았던 필자의 큰딸. 어린 시절의 짜장면을 추억하듯이 부모로부터 경험된 신앙의 삶은 그에게 있어서 영원히 잊지 못할 영적 추억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고, 다음세대가 이런 영적 추억으로 주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게 될 것이다. 영적인 경험을 통하여 영적 추억을 남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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