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한 선교사들의 마지막 편지’ 마셜 브룸홀, 웡시페이 지음 / 로뎀북스
현 OMF선교회 전신, 중국내지선교회 선교사들이 남긴 편지들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복음 전하기 두려워하지 않았던 선교사들의 목소리
예수님 고난 따랐던 선교사들의 삶 통해 부활의 기쁨 맛볼 수 있을 것
고난주간, 그리고 부활절. 예수님의 고난을 따라 순교에 이른 선교사들의 목소리가 담긴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순교한 선교사들의 마지막 편지’가 바로 그것.
이 책은 1900년 중국에서 일어난 의화단 사건으로 죽은 58명의 중국내지선교회(CIM, 현 OMF의 전신) 선교사들이 남긴 편지를 엮은 것으로, 죽음에 직면했던 선교사들이 위험을 피해 산 속 동굴이나 움막에 숨어 본국에 있는 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다.
책에는 그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편지와 함께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들어있어 당시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은 안전하지만, 이런 상태가 얼마나 오래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도시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가 여기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또 다른 마을로 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요일에 도시에서 남자 두 명이 찾아와서 우리에게 시골로 피신을 가라고 했습니다. 오년 동안 그곳에 있던 여 선교사들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메이 네이슨 선교사가 적은 어느 한 날의 편지. 그는 예상치 못한 소식에 상처를 받았지만 “아직 이 땅을 떠나기에 준비되지 않았고, 한 일도 너무 적다”며 죽음의 상황 속에서도 “조금 더 기다렸다가 가겠다.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아무 것도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세 번의 짧은 기도를 드렸는데, 몰리의 기도가 채 끝나기도 전에 키타이리가 와서 ‘빨리 출발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인적이 드물고 가파른 길로 오르락내리락 하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걸어 여기까지 도착했습니다.”
이 편지를 마지막으로 그의 메시지는 끊어져 버렸다.
추후 네이슨 선교사의 죽음은 타닝의 창치펜 목사로부터 전해지게 되는데, 그 소식을 전한 창치펜 목사조차도 네이슨 선교사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에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고 나아간 선교사들은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순교했다. 그리고 지금 중국은 선교의 대상에서 타 지역을 선교하는 ‘선교 중국’으로 거듭났다.
이 책의 서문을 남긴 고 J.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는 “시대를 막론하고 그분을 따르던 수많은 사람들이 잔혹한 박해에서 구해달라고 기도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죽음에서 구해주시는 대신 죽음으로 구해주셨다”며 “순교자 본인들과 그들을 위한 우리의 기도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대와는 다른 하나님의 방식으로 응답하셨다. 우리는 ‘하나님의 길은 완전하시다’는 믿음 아래 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따랐던 주님과 함께 빛나는 모습으로 있는 것을 우리는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따른다며 평소 누리던 안락함과 편리함을 포기해보는 고난주간, 예수님의 고난에 함께한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며, 또 그들이 순교 전 느꼈던 감정에 공감하며 부활절을 맞이하는 것을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