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 문화칼럼] 비너스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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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 문화칼럼] 비너스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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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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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18)

소개하는 작품은 필자의 것으로 중세 후기, 르네상스가 시작되기 전쯤에 예수께서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 받는 작품 중 요한의 손과 미로의 비너스를 차용한 ‘세례 받는 비너스’다.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을 의인화하여 전도하고 세례를 받게 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의 글은 2011년 밀알미술관 개인전에 출품한 이 작품을 설명한 글이다. 작가노트에 숨겨 두고 알리기 부끄러웠는데 요즘 세상에 자기가 신인줄 착각하는 미래의 전범자들이 하도 많아 옮겨본다.

내 나이 2000살쯤 되었을까? 오래, 아주 오래 살았지? 그럼에도 너희들은 아직도 나를 미의 여신이라 하는구나!

지금 내 진정한 모습은 늙어죽어 해골도 없는 이름뿐인데. 내가 2000살도 넘었다 하지 않니?

너희들은 80살만 돼도 할망구라 하지? 네 손자들도 널 안 보려하고! 냄새나고, 쭈글거리고, 힘 없고, 아프고….

쯧쯧쯧 네 성씨의 조상, 네 시조도 나보다 어려. 그런 내가 이제야 철들었다.

세례를 받았단다. 허 아무개라고 기독교미술 한다는 녀석이 나를 전도했어. 다들 나를 신이라 하는데도…. 신을 누가 전도하고 누가 세례를 주나!

하나 지금, 세례 받은 난, 이제 신이 아니지. 신이 아님에도 후회 없어. 오히려 마음이 아주 맑아.

사실, 원래 난 신이 아니었어. 어찌어찌하다 남들이 신이라 하니 신인줄 착각했지. 난 2000살이 넘어 겨우 세례 받고 솔직해졌다.

이제부턴 그 누구도 나를 신이라 부르지 마라. 특히 미의 여신이라 하지 말아라. 미술사에서는 신이였는지 모르겠다. 허나, 이젠 평범한 하나의 피조물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지금, 난 무척 자유롭단다. 피조물은 자신이 피조물임을 알 때 진정 자유롭단다.

북한은 끊임없이 “나좀 알아줘”라며 가지가지 방법으로 도발을 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역사를 가지고 생떼를 부리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마루타’를 재현이라도 할 듯, 수상이라는 사람이 비행기에 타고 폼 잡은 사진이 자랑스럽게 나돌고 있다. 역사에 나타난 진실 논쟁도 아닌 엄연한 사실 조차 자기들 편할 대로 해석하고 망언한다. 이제 이들이 회개할 때다. 이들이 세례 받을 때다. 그리고 이들 자신들도 우리와 똑같은 피조물임을 깨닫고 진정한 자유를 찾아야 될 때다.

이제는 평화를 할퀴고, 일그러트리고, 깨뜨리지 말아야 한다.

이 땅에 평화! 온 인류에게 평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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