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 문화칼럼] 구원의 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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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 문화칼럼] 구원의 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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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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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17)
▲ 오승언 학생작.

참으로 빠른 세월이다. 쏜살같은 세월을 살았다던 어른들이 세월의 빠름을 한하던 말들이 생각난다. 어느 때부터 필자는 세월의 속도는 지구의 공전속도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춘, 하, 추, 동 계절의 속도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며 일어나는 현상이니 초등학교의 상식이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생각할 수 없는 빠름이다. 우리는 무서운 속도를 내는 지구라는 탈 것을 타고 아무런 두려움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지금 우리들 모두 이보다 더 빠른 것을 일상에서 사용한다.

어린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사람들은 대개 처음 대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는다. 처음 대하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은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과 특수 분야 종사자들 정도다. 그래서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예술가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는 예술가들도 지나치게 감각에 의존하다보니 영성이 사라지고 마침내 유미적인 말초적 감각주의에 휩싸여 이런 문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학생작품이다. 필자의 수업 중 자기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에 이 작품을 만든 오승언 학생의 발표는 거의 간증이였다.

그는 어느 날 차 안에서 환상을 보았다. 표면장력만 아니면 넘칠 정도로 피가 가득한 잔, 그리고 그 위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피. 그 후 그는 아프리카나 빈민국 같은 오지에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움텄다. 그 일로 인하여 생명을 위협받아도 해야 할 것 같은 두려움과 사명감을 가진 채 환상에서 본 잔을 그린 것이라 하였다. 작품에 등장한 도형은 사람의 형상을 매우 단순화 시킨 것이다. 어두운 부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각종 범죄행위, 폭력, 음행, 자포자기, 고성방가 등 등 현실에서 말초적 감각을 추구하는 이들의 모습이다. 어둠의 세계요 악의 자식인 것이다. 반면 잔의 형상에 들어온 사람들은 거룩하고 밝은 생명의 사람들이다.

필자는 이 시대 오지에서 복음을 전할 사람이 필요한 것처럼 대도시 환락의 세계에서 흥청망청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혼을 구하는 일도 그에 못지않고 각자 받은 달란트가 서로 다름을 말했다. 그리고 그 일을 할 사람들은 바로 기독교 미술과에서 생명을 공부하는 우리들이라 하였다. 복음을 전할 때 현대인들에게 사용하지 않은 매체는 미술 중에서도 공부가 제대로 된 현대미술이며 이제는 이것을 활용한 사역이 절실한 시대임을 강조했다.

빛의 속도에 의존하여 가상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영성을 잃고 감각에 의존하는 사람들, 창조주는 없고 오직 순간 갑작스럽게 진화되었다는 무신론적인 생각으로 가득찬 사람들을 위하여 세상에 흘리신 구원의 보혈 한 방울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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