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재단이사회(이사장:김영우 목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주도 탐라대 매입이 총대들의 강한 반대로 결국 좌절됐다.
재단이사회는 지난 6월 총신대 ‘제주도 캠퍼스’ 조성을 위해 탐라대 매입을 결정한 바 있으며, 총신대 운영이사회도 탐라대 매입을 위한 11인 연구위원회 및 20인의 TFT팀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논의를 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내부적으로 탐라대 매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외부 전문 컨설팅업체를 통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의견을 받아 매입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하는 등 자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재단이사회와 운영이사회의 전반적인 입장과는 달리 총대들은 제주도 탐라대 매입은 총신대 발전에 전혀 기여할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강하게 표출했다.
우선 총대들은 탐라대 매입에 대한 찬성과 반대측의 입장을 신중하게 검토했다. 총신대 운영이사장 전대웅 목사와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현재 신학대학원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학부에 쏟아 붓고 있을 정도로 총신대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학교가 자립하려면 적어도 4천에서 5천 명의 학생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더 이상 학생들을 증원할 수 없다. 따라서 대학 증원이 가능한 지역에 캠퍼스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10만평 정도의 부지에 7-8개의 건물로 구성된 탐라대와 같은 학교를 만들려면 적어도 1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현재 모든 시설이 갖춰진 탐라대는 150억 원 정도만 있으면 매입할 수 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전국 교회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옥성석 목사와 권성수 목사는 반대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옥 목사는 “탐라대 매입은 자칫 교단뿐만 아니라 총신대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교육 사업은 부동산 투기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장신대는 학생 수가 얼마 되지 않아도 잘 운영되고 있다. 설령 총신대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할지라도 구조조정과 같은 효율적인 경영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권 목사도 “여러 학과를 개설해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면 탐라대가 학교를 왜 포기했겠냐”고 반문하며, “관동대도 학생모집에 실패해 폐교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대학교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주도에 학교를 설립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찬성과 반대 측의 열띤 공방 속에서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청취한 총대들은 찬성측이 발표할 때 야유를 퍼붓는 등 탐라대 매입에 대해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대다수 총대들은 거수를 통해 탐라대 매입 건을 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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