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총회가 지난 10여 년 동안 고수해왔던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버리고, 직선제를 선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직접선거가 금권선거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 총대들은 ‘선 제비뽑기, 후 직접선거’라는 절충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즉,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임원 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총회 현장에서 1차 제비뽑기를 진행함으로써 복수의 후보를 우선 선출하고, 2명의 후보자들로부터 정견발표를 들은 후 직전제로 선출하자는 안이 통과된 것이다.
정치부로부터 선거방법 수정 건을 보고받은 총대들은 제비뽑기, 직선제, 절충안 등 세 가지 선거방법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금권선거 예방에 가장 좋은 제비뽑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총대들은 후보자를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는 직선제에 제비뽑기의 장점을 도입한 절충안을 제시한 총대들의 의견을 선택했다.
절충안을 제시한 김기철 목사는 “현행 제비뽑기는 소신을 가진 후보자가 자신에게 직접 투표할 수 없다는 문제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선자가 개혁신학과 도덕적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는지,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제대로 검증할 수 없다”며 “제비뽑기는 역량 있는 인물의 출마를 제한하는 선거제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직선제를 실시하고 있는 타 교단이 금권선거로 인해 많은 몸살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직선제는 공정한 경쟁과 금권선거의 우려만 불식시킨다면 장로교 정치원리에 가장 가까운 선거제도다. 따라서 합동은 두 선거제도의 장점을 절충한 선거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피력했다.
김 목사는 제비뽑기와 직선제의 절충안을 도입하기 위해 △후보자의 문호를 개방해 뜻이 있는 다수의 인사가 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 △입후보자들의 총회발전기금을 대폭 낮출 것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밖에 선거제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지만 총대들은 ‘선 제비뽑기, 후 직접선거’의 절충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의했다. 사실 이번 총회에서도 제비뽑기 선거제도 변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총대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86회 총회 때부터 실시된 제비뽑기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됐다.
합동은 앞으로 이 선거제도의 연구 및 시행을 위해 15인 위원을 두기로 결정했으며, 오는 12월 말까지 임원회에 결과를 보고한 후, 내년 98회 총회 때부터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한편, ‘대회제’를 실시하자는 건은 부결됐으며, 목회자 세금 납부를 위한 연구위원회 설치 헌의안은 5인의 연구대책위원을 구성해 연구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총회를 상대로 사회법정에 고소한 총대들이 패소할 경우, 당사자 및 해당 노회 전체의 총대권을 5년 동안 박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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