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이 책] 초대교회는 가정교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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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이 책] 초대교회는 가정교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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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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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브래닉 저, 홍인규 옮김

요새 회자되는 시에프 문구 하나가 있다.

“~한테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 말하기도 그렇고….”

이 책도 딱 그런 책이다. 한국 교회에 정말 좋은 책인데, 바람과는 달리 입소문이 안 나서 널리 안 읽혀서 아쉬움을 주는 책이다(물론 도서광고를 별로 안 한 출판사 탓도 적잖다). 이 책이 왜 좋은지, 그리고 왜 널리 읽어야 하는지는 ‘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의 확인 차원에서부터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다. 책 제목에도 두 번이나 언급되는 바로 그 ‘교회’다. 변증법적으로, 교회는 역사의 희망이었고 아울러 문젯거리였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역자인 홍인규 교수도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희망에서 이탈한 한국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본질이 도대체 무엇인지 아냐고 새삼 우리에게 묻는다.

개혁주의신학의 후계자라고 자처하는 장로교가 주류인 한국교회는 교회 개혁을 말할 때에 주로 16, 17세기를 이야기한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우리의 시선을 좀 더 멀리 두라고, 교회의 탄생과 토대를 다졌던 시기인 1, 2세기를 바라보는 게 마땅하지 않겠냐고 조언한다. 그리고는 거기에서 지금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가치들을 찾아보라고 독려한다.

이 책은 역사에서 우리, 즉 교회가 처음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고, 어떻게 활동했으며, 그 처음 모습을 왜 잃어버렸는지를 탐색한 책이다. 저자는 역사의 희망으로 태어난 교회가 나중에 제도화가 되면서 전통이라는 옷을 입고 역사와 하나님 앞에서 차츰 문젯거리가 되기 전의, 교회의 원초적이며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근래에 한국 교회 안팎으로 좋은 말보다는 좋지 않은 말들이 상당히 많이 회자된다. 이런 일들 때문에 하늘 아버지의 이름이 믿지 않는 자들에게 욕을 먹는 거 같아서(롬 2:24) 정말 면목이 서지 않는다. 지금 한국 교회는 내 옆 사람 탓을 할 때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잘못으로 알고 자복하며 회개해야 한다. 회개는 돌이킴이다. 어디로 돌이켜야 할까? 이 책은 이에 대한 한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민호 / 도서출판 UCN 차장
역자인 홍인규 교수는 이 책의 말미에 “바울과 가정교회”라는 제목의 자신이 쓴 초대교회 관련 논문 하나를 첨부해서 이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혀준다. 역자가 밝힌 것처럼, 비록 저자인 빈센트 브래닉과 함께 한 초대교회로의 여행에 우리가 한두 가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이 책은 역사에서 찬란한 희망으로 빛났던 교회의 정체성을 새삼 우리에게 알려주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인 우리가 작금의 구차함과 부끄러운 행위를 떨치고 교회답게 일어서서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사랑으로 화답하도록 이끄는데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감당해줄 귀한 책이다.

우리 한국 교회에 참 좋은 책인데, 정말 필요한 책인데 이제껏 널리 안 읽힌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던 이 책을 다시금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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