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진화론을 믿는다면, 어려서부터 설교를 들었지만 죄에 대해 무감각하다면, 노동 결혼 정치 문화 종말론 등에 대해 세상 사람들과 별로 구별되지 않는다면, 무엇이 문제인 걸까?
‘하나님 나라의 자유를 찾다’(국제제자훈련원 펴냄)의 저자 김재영 목사는 현대 사회에서 한국 교회 성도들이 가지는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기독교 세계관을 통해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한다.
국제개혁신학교에서 기독교 세계관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서로 모순된 삶을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성경이 제시하는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성찰했다. 특히 그는 ‘어떻게 하면 실제로 한 사람이 크리스천으로 예수를 믿고 살면서 기독교 세계관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이 책을 통해 평신도들이 기독교 세계관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결코 지식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삶에 대한 신앙적 성찰과 반성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세계관이 다른 세계관과 비교해서 어떻게 다른가를 배운다고 해서 기독교 세계관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노동, 결혼, 삶을 바라보는 과점 등 주제들을 통해 성경적 관점을 끄집어내는 방식으로 실제로 기독교 세계관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을 저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다수 기독교 세계관과 관련된 책들이 미국식 신앙 관점에서 저술된 점에 주목하며 한국인이라면 어떻게 기독교 세계관을 접목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졌다.
김재영 교수는 또 처음 신앙을 받아들인 신앙인이 회개하고 생활을 바꿔가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멈추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도대체 왜 사람들이 거기에서 멈출 수밖에 없는가. 뻔한 대답은 말씀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지한 목회자들은 ‘중생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독교 세계관은 이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또 개인의 심성과 성격적인 측면도 고려했다. 활발하게 기독교 세계관을 개척해가는 신앙인이 있는가하면, 소극적이고 조심스럽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유형이 있다. 자라면서 만나는 가정, 부모들의 신앙의 태도 등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 기독교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이 차이가 관여하는 것이다.
그는 “한명의 신앙인이 어느 교회에서 어떤 목회자의 영향 아래 성장하느냐가 그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며 “성경적으로 회심과 믿음을 강조하는 교회에서는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성도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자유주의적인 신앙을 가진 교회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에 있어서도 자유분방한 성도들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 사람의 기독교 세계관이 자라는 데 있어서 수많은 틀과 변수가 작용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기독교 세계관을 제대로 습득한다는 것은 인격, 삶, 생각 속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기독교 세계관은 대학이나 강의실이 아닌 교회 현장, 삶의 현장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추상적인 개념을 넘어 구체적이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종종 삶에서 유교적, 불교적 행태들을 보인다. 여전히 전통적인 세계관에 갇혀 기독교 세계관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 생활은 하고 있지만, 기독교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가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수많은 설교를 들어왔지만, 기독교 세계관이 육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우리의 신앙은 외식이다. 아직까지 진지하게 삶에 대해 기독교적으로 대결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인의 현실의 고통에 대해 기독교인이 세계관으로 대응을 했다면 문화적인, 한국적인 기독교 세계관으로 둘러 싸였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