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 지난 8일 ‘새 관점과 개혁신학’ 학술심포 개최
한국개혁신학회(회장:권호덕 교수, 백석대)는 지난 8일 총신대에서 ‘바울에 대한 새 관점적 접근과 개혁신학’을 주제로 제28회 정기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최갑종 교수(백석대)가 주제강연자로, 김영한 교수(전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가 ‘현대판 유대주의 기독교의 구원론과 종교개혁적 구원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또한 권연경 교수(안양대), 김정훈 교수(백석대), 김병훈 교수(합신대), 이은선 교수(안양대), 이승구 교수(합신대), 류응렬 교수(총신대) 등도 발제자로 나서 ▲옛 관점과 새 관점의 충돌 ▲새 관점주의의 바울 흔들기 ▲율법주의, 언약적 율법주의 그리고 은혜 언약 ▲종교개혁자들과 바울의 새 관점의 이신칭의 이해와 비교 ▲설교학에서의 새 관점과 평가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주제강연자로 나선 최갑종 교수는 “언약적 율법주의를 주장한 샌더스가 방대한 유대교 자료 연구를 통해 예수와 바울 당대의 유대교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준 점은 높게 평가해야 하지만 다양한 유대종파와 유대문헌,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다양한 유대 공동체의 신앙과 삶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유대교를 획일적으로 ‘언약적 율법주의’로 환원시켜버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의 ‘이신칭의’ 교리를 교회론적, 공동체적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한 톰 라이트의 주장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새 관점은 이신칭의가 바울복음의 본질적 요소임을 반대할 뿐만 아니라 구원론의 주제임을 반대하고, 전가의 교리까지 반대한다. 또한 믿음을 믿은 대상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로 이해하지 않고 대상에 대한 신실성의 표현(선행)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세기 유대교에 대한 이해지평을 넓혀주고 있는 점, 바울 서신의 콘텍스트와 메시지에 대한 수평적이고 사회학적인 지평을 넓혀 주고 있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교수는 이날 ▲1세기의 유대교가 획일적으로 ‘언약적 율법주의’로 단정되고 있는 점 ▲예수의 죽음이 가져온 인류(유대인과 이방인)의 범죄에 대한 속죄, 죄와 사망의 권세에 대한 심판, 하나님과의 화해, 전 피조세계의 회복 등의 의미를 제한 혹은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 ▲이신칭의 교리를 지나치게 수평적이고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함으로써 어거스틴, 루터, 칼빈 등이 강조한 개인적인 속죄와 구원의 수직적 의미를 약화시키고 있는 점 등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바울 당대의 유대교가 획일적으로 율법주의가 아닌 언약적 율법주의라는 전제 아래서 바울의 서신들을 새롭게 재해석하려고 하는 새 관점의 시도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후 1세기의 비기독교적 유대문헌들이 복음서를 위시해 바울서신의 연구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복음서나 바울서신 해석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바울서신은 어디까지나 먼저 바울서신 그 자체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별강연을 진행한 김영한 교수는 “샌더스가 제시한 언약적 율법주의는 행위구원적 율법주의에 머물고, 던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의를 간과하고 있고, 라이트는 하나님 백성과 언약 개념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칭의론은 성화론과 혼동될 수 없다. 인간의 전적인 타락, 하나님의 심판과 죄의 용서가 선포되어야 한다. 율법은 더 이상 구원을 주는 언약이 될 수 없다. 종말론적 심판의 진지성이 견지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새 관점을 비판하는 한편 칭의의 복음이 기독교회의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새 관점주의의 바울 흔들기’를 주제로 발표한 김정훈 교수는 “새 관점주의의 언약적 율법주의는 독이 담긴 황금상자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바울복음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 하면서도 그의 신학을 전면적으로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 관점주의는 ‘언약적’이라는 말로 바울신학의 모판에 새로운 틀을 짜주는 의미심장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혜 언약의 측면에서 발표한 김병훈 교수는 “개혁신학의 관점에서 신학적 평가만을 내린다면 언약적 율법주의와 새 관점의 신학적 주장들은 교리사적으로 이미 검토된 옛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단지 넓은 의미에서 ‘율법주의’일 뿐이다”고 피력했다.
이신칭의에 대한 톰 라이트의 새로운 주장을 칼빈의 관점에서 조명한 이은선 교수는 “라이트의 연구는 기여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죄의 심각성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의의 전가를 통해 죄를 용서받아 구원받는다는 이신칭의 구원론이 약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연구 성과들을 통해 새로운 이해가 필요한 부분들도 정립해야 하지만 하나님의 종말론적 구원의 확신을 누리는 건전한 칼빈의 구원론을 더욱 확고하게 정립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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