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궤가 기럇여아림으로 가다(2)
이스라엘의 정치적 재난은 이스라엘의 잘못된 신앙에서 비롯된 것임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사무엘은 이스라엘에게 미스바(Mizpah)에 모여 하나님께 기도할 것을 명한다(5절).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스바에 모여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며,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였다(6절).
사무엘상 7:3-6에서도 여호와께서는 범죄하면 심판하시고, 회개하면 구원하신다는 신명기 역사가의 중요한 신학적 주제를 나타내고 있다. 미스바의 위치에 대하여 많은 학자들은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12km떨어진 텔 엔-나쯔베(Tel en-Nasbeh)를 미스바로 생각하고 있다.
7절에서는 이스라엘이 미스바에서 모여 기도한다는 말을 듣고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블레셋을 두려워하며, 사무엘에게 자신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쉬지 말고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사무엘은 하나님께 제사들 드리며 이스라엘을 위하여 부르짖는다(8절). 이에 9절에 의하면 여호와께서 사무엘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이것을 통하여 사무엘이 백성을 위해 중재자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0절의 하나님의 응답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즉, 하나님께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우레 즉, 천둥을 보내어 그들을 흩어지게 하심으로 블레셋 사람들을 패하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시는 것은 많은 군사나 좋은 무기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방식으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셨다.
11-12절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미스바에서부터 블레셋 사람들을 추격하여 벧갈(Beth-Car) 아래까지 쫓아가 모두 물리쳤고, 사무엘이 미스바와 센 사이에 돌을 세워 에벤에셀(Eben-ezer ‘도움의 돌’이라는 뜻)이라 불렀다. 12절은 에벤에셀이라는 지명이 생겨나게 된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벧갈이라는 지명이 구체적으로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말로 센으로 번역된 지명은 히브리어로 ‘하쎈’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하쎈’ 혹은 ‘쎈’이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다.
13절의 ‘이에 블레셋 사람들이 굴복하여 다시는 이스라엘 지역 안에 들어오지 못하였으며 여호와의 손이 사무엘이 사는 날 동안에 블레셋 사람을 막으시매’라는 구절을 통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온전한 평화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일시적인 승리가 아니라 더 이상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 지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심으로 온전한 승리를 허락하셨다.
14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심으로 하나님이 주셨던 영토를 완전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하셨음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에그론부터 가드까지의 영토를 블레셋의 손으로부터 회복하게 하셨고, 이스라엘과 아모리 사이의 평화를 이루어내셨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하나님에게 회개하였을 때 외적의 침략으로부터 구원해 줄 뿐만 아니라 모든 영토를 회복하고, 주변 나라들과도 평화의 관계를 맺게 하신다는 것은 사사기에서 이미 수차례 언급되었던 신명기 사가의 독특한 역사관이며, 이것이 사무엘상 7장에서도 강조되어 있다.
15-17절에서는 사무엘이 평생 이스라엘을 다스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특히 16-17절에서는 벧엘, 길갈, 미스바를 순회하며 이스라엘을 통치하고 라마로 돌아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마틴 노트(M. Noth)는 당시 이스라엘의 여러 곳에 중앙 성소가 있었음을 주장한다. 즉, 벧엘, 길갈, 미스바 그리고 라마가 사무엘 당시의 종교적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다스렸다는 16절의 표현은 단순히 정치 지도자나 혹은 종교 지도자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렸다는 것이 아니라 사사와 같이 모든 부분에서 이스라엘을 통치하였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17절에서는 라마가 중심지가 된 것은 사무엘의 집이 라마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벧엘, 길갈, 미스바는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역사적으로나 혹은 자신들의 삶과 관계되어 잘 알려진 지역이었지만 라마는 새롭게 중심지로 부각되었던 지역이며, 따라서 라마가 선택된 것에 대한 신학적 설명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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