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서(16) 어린사무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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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서(16) 어린사무엘(2)
  • 승인 2007.07.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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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서(16) 어린사무엘(2)




▲ 김영진교수·연세대 연합신대 구약학
사무엘상 3장에서 생각할 것은 소년 사무엘이 어떻게 법궤가 있는 성소 곁에서 잘 수 있었는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무엘서의 저자가 사무엘이 대제사장이라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아직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이 되지 않았던 시대의 이야기를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이 된 다음에 기록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한 주인공의 삶을 통해서보면 시대착오적인 기록이다.


사무엘상 3장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서론 부분(1-3), 엘리와 사무엘의 대화(4-9), 하나님의 계시(10-14), 엘리와 사무엘의 대화(15-18), 그리고 결론 부분(19-4:1a)으로 구성되어 있다.


1절은 사무엘상 3장의 시대적 배경, 특히 종교적 배경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즉, 이때는 여호와의 이상이 보이지 않던 시대였다. 말씀이 희귀하다는 표현의 히브리어 단어는 ‘야카르’이다. 문자적으로는 ‘비싼’이다. 즉, 하나님의 말씀이 비싸서 희귀하다는 뜻이다.


이상을 뜻하는 히브리어는 ‘하존’이다. 즉, 하나님의 예언을 뜻한다.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는 말의 의미는 ‘예언이 선포되지 않았다’ 혹은 ‘예언이 널리 퍼지지 않았다’(에인 하존 니프라츠)라는 뜻이다.


2절은 엘리의 신체적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즉,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가서 잘 보지 못하는 그 때’는 ‘그의 눈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에이나브 헤헬루 케호트)이다.


이처럼 1-2절에서 사무엘이 성전에 머물러 있던 시대의 종교적 상황이 체험적인 신앙의 시대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즉, 하나님과 만나지 못했던 시대임을 말해준다.


3절은 여호와의 등불이 아직 꺼지지 않았을 때 사무엘이 여호와의 전(헤이칼 아도나이)에 누워 있었다. 아직 사무엘이 제사장이 아니며 더구나 대제사장이 아닌데 어떻게 법궤가 있는 여호와의 전에 누워있었느냐 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내용상 아직 사무엘은 제사장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특히 사무엘은 제사장 가문의 후손이 아니다. 그런 사무엘이 어떻게 성소에 거하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은 신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질문이고, 시대착오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성서 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음의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엘리 제사장이 성소 근처에서 잠을 잔 것과 사무엘이 법궤가 있는 성소에서 잠을 자는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음성을 듣거나 하나님을 만나기 위함이다. 출애굽기 25:22에 의하면 ‘거기서 내가 너와 만나고 속죄소 위 곧 증거궤 위에 있는 두 그룹 사이에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네게 명할 모든 일을 네게 이르리라’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성서 내적인 기록과 조화를 위하여 사무엘이 성소에서 잔 것으로 기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4절은 하나님을 신인동형동성론적으로 묘사하여 하나님이 사람처럼 사무엘을 부르신다. 그러나 5절에 의하면 사무엘은 이 부름이 하나님의 부르심인 줄 깨닫지 못하여 엘리에게로 달려간다. 이 구절을 통하여 초기 사무엘은 아직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할 줄 몰랐음을 보여준다.


6-7절에서는 두 번째로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신다. 그러나 7절처럼 ‘여호와를 알지 못하고 여호와의 말씀도 아직 그에게 나타나지 아니한 때’이기 때문에 사무엘은 하나님의 음성을 깨닫지 못하였다. 이 7절은 앞의 3절에서 언급했던 문제를 다시 야기한다. 즉, 어떻게 여호와도 모르던 자가 하나님의 성소에서 잠을 잘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8절에서는 세번째로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셨을 때 엘리가 이 부름이 하나님의 부르심인 줄 깨닫고 다시 네번째 하나님이 부르실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설명한다. 즉, 사무엘이 네번째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면 하나님께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말 할 것을 가르친다.


10-14절에서는 사무엘이 엘리가 가르쳐 준 방식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즉, 하나님의 신탁이 사무엘에게 임한 것이다. 신탁의 핵심은 엘리 가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이야기이다. 심판의 내용은 13절에 의하면 영원히 심판하시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엘리가 아는 죄, 즉 엘리의 두 아들이 지은 죄를 의미한다. 즉, 하나님의 제사를 업신여긴 죄이다.


이에 대하여 하나님은 엘리의 두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나님이 엘리의 집에 내리는 저주는 엘리 가문의 속죄를 받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즉, 죄 사함의 은총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무엘상 3:10-14은 1절에서 엘리에게 하나님의 음성이나 이상이 보이지 않던 시대에 사무엘에게 하나님의 신탁이 임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대언자의 역할이 엘리에서 사무엘로 옮겨가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하나님의 계시가 사무엘에게 임하였다는 것은 사무엘의 지위를 예언자와 같은 지위로 높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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