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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四旬節:Lent)의 뜻 바로 새기자 지금 각 교회들은 ‘사순절’ 기간으로 지키고 있다. ‘사순절’ 기간은 부활주일 전 일부터 소급하여 40일 간의 기간으로 산정한 것인데, 속죄일로 명명된 재(灰)의 수요일(Ash Wednesday)을 첫째날로 시작된다. 금년의 경우 부활주일이 4월11일(주일)이므로 소급 40일은 2월26일(수요일)부터 4월10일(토요일)까지인데 여기에 주일 6일 간을 제외한 40일이 절기의 기간이다. 이 사순절(四旬節:Lent)의 개념은 교회사적으로 오랜 기간의 변천 과정을 거쳐 확정된 것인데, 예수님의 40일 간의 광야의 금식과 시험을 받던 수난을 기억하고 그 정신에 동참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었고, 모세의 시내산 40일 간 금식과 엘리야의 40일 간의 금식, 이스라엘 사람들의 40년 간의 광야생활 등이 간접적인 배경이 되어 부활절 전에 행해지는 40일 간의 금식과 기도하는 기간으로 일명 제기(齊期)라고도 하는 기간을 말한다. ‘유세비우스’에 의하면 사순절은 3세기까지 부활절을 예비하기 위한 금식기간은 대체로 2~3일을 초과하지 않았으나 40일 간을 가리키는 용어 ‘테사라코스테’라는 말의 최초 언급이 니케아 교회법(A.D 325 :교회법 5조)에 언급된 것에서 그 기간을 주목할 수 있는데, 본래는 실제 금식기간을 6주로 하여 주일을 제외하고 36일이었으나 여기에 4일을 추가하여 40일(四旬)이 되었고 ‘그레고리우스’ 교황 때부터 재(灰)의 수요일을 사순절의 시작 일로 잡아 엄격히 지켜왔다. 그렇다면 ‘사순절’은 기독교 개혁 이전의 가톨릭 교회를 중심한 교회사적 절기로 볼 수 있는데 이 절기를 물리적인 답습(踏襲)으로 고행주의나 또는 금욕주의적인 발상에서 형식적인 재현을 위한 관점에서라면 하나님의 구속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와 은혜언약의 통전성(通典性)에서 볼 때 옳지 않다. 사순절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되새겨 동참하며 경건한 신앙생활을 위한 것이라면 물리적·상황적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대속적 고난의 참 정신을 실천적 삶을 통하여 그리스도와 연합해야 하고 이웃과 공동체에서 그 정신을 구현해야 한다. 기독인들의 전 삶이 사순절의 참 정신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옳을 것인 바 특별히 절기화하여 그 정신을 재확인하고 영성을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를 가진다는 의미는 큰 것이다. 그러나 형식주의에 입각하여 날수의 채움이나 고난을 형상화하여 프로그램화에 중점을 두고 절기의 내재적 정신을 찾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가해한 자를 원망 없이 용서하고, 인류의 사랑을 저버리지 않고, 고통을 참으시고 하나님의 뜻을 완성하신 십자가의 참 정신을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내 이웃에게 실천하는 것이 주님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순절은 십자가 정신에 참예하고 실천하는 영성을 일깨우는 은혜의 기회가 되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석한/천안대신대원 실천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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