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개편돼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휴일수가 늘어나 교인들의 주말 휴가로 소속 교회 주일예배 출석 공동화(空洞化)가 우려되고 있다. 경제력 향상과 문화산업 발달의 영향과 함께 성수주일 관념이 더 흐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주 5일 근무제는 언젠가는 시행될 사회적 요구와 가치이기는 하나 우리보다 앞서 시행한 나라들을 보면 경제력과 사회적 기반이 확충됐을 때 시행했던 것에 비해 지금 우리의 현실은 취약하고 남북통일 대비와 주변 열강들 사이에서 국가적 안위를 담보할 국력 신장을 위해 긴장해야 할 시기에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교회의 질적 성장과 민족복음화를 도모해야 할 때에 성수주일을 염려해야 하는 사회적 환경을 주목해야 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주일성수의 신학적 의미와 영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 신앙생활의 기본은 주일성수를 떠나서 설명될 수가 없고 주일성수는 신앙생활의 과정이자 완성이다. 거기에는 구속사적 시간 개념에 있어 과거와 내세가 동시적으로 확인되는 체험적인 영적 실제가 생명력으로 경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일(안식일)의 신학적 의미와 가치를 더 극명하게 해석하고 바르게 설명해야 하되 몇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첫째,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칠일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아무 일도 하지 말라”(출 20:9-10)는 교훈을 주목해야 한다. 둘째, 주일 예배의 요일 이동이나 교인들의 여가 현장에 따라가 이동 예배를 시행한다는 발상은 주일의 구속론적 의미와 신적 경륜을 망각한 망상에 불과하다. 셋째, 주 5일 근무제의 환경에서 주일성수를 중심한 교회문화의 영적 가치와 질서,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의 방편으로서의 주일의 의미를 찾고 주일성수의 양식을 창조해야 한다.
넷째, 안식일의 구원론적 감화력을 탐닉하고 현대문화에 매몰돼 가는 주일 개념을 고수하면서 다양한 문화 욕구를 문화적인 프로그램으로 채울 것이 아니라 영원한 안식의 예표로서 주일은 문화공간으로서가 아닌 영적 의무와 신의 임재적 공간으로, 그리스도의 구속사건의 전 사역의 체험공간으로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주 5일 근무제의 사회적 변화에 적응코자 주일을 여가의 대체기능으로 설정하고 각종 경기나 오락적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인간의 친교를 명분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생활계획은 삼가야 한다(사 58:13). 여섯째, 경제력과 소득의 감소, 여가활동 증가에 따른 소비증대로 오는 삶의 불균형을 주일성수로 승화하고 세속 쾌락 이후에 오는 고독감을 주일성수에서 누릴 충만과 감화력으로 대비시켜야 한다. 일곱째, 서구 기독교가 주 5일 근무제로 주일성수가 되지 않아 교회의 쇠락을 가져오게 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주일성수는 선택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