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이나 목회자들 중에서 기도를 말 마감할 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습니다’(기도드렸습니다)라는 완료형 안에 ‘과거시제 선어말어미’(先語末語尾) ‘였’(렸)을 삽입해 과거시제형으로 종결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적절한 마감형식이라고 볼 수 없다. 기도를 ‘하나님께 예수님의 이름으로(요 14:14) 감사와 회개와 소망을 아뢰는 것으로, 성도와 하나님과의 교제, 대화와 영적 호흡’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이는 현재시제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기도란 죄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인간과 능력의 하나님 사이의 언약관계가 믿음위에 기초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현재성에서 미래연속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 영적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의 필요에 반응하시는 사랑의 방법이 기도에 응답이며, 이것이 하나님이 인간을 향하신 초점이기도 하므로 언제나 기도의 행위는 현재적 시제의 의미를 더해주고 인간의 과거와 미래의 정황을 현재에서 연결하며 교감하는 영성적 작용이 또한 현재시제에서 되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기도 말 종결어로 ‘하였습니다’, ‘드렸습니다’ 등의 과거시제로 이미 완료된 듯이 표현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기도는 언제나 영원하신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 현재적 응답을 기대하는 것이므로 그 기원과 응답이 과거적이거나 이미 완료적일 수는 없다. 둘째, 기도의 핵심은 소원이기 때문에 소원은 언제나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며 기대가 응답될 때까지이므로 과거적 시제가 맞지 않아 현재진행형으로 해야 함은 물론 오히려 미래적 기원의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셋째, 기도의 완성된 문맥은 종결서술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도의 필수 요소이며 완성 조건인 ‘아멘’이 연속되지 않으면 기도로서 효력을 잃게 되는데 기도의 완결은 ‘아멘’ 이후의 시점이다. 그렇다면 ‘기도하였습니다’(기도드렸습니다)의 끝맺음 말은 ‘아멘’ 직전의 말이니 아멘을 남겨둔 채 과거시제로 완료할 수는 없는 것이다. 넷째, 기도의 올바른 방법에서 볼 때 ‘믿음으로’(마 21:22), ‘하나님의 뜻대로’(요일 5:14), ‘죄 없는 마음으로(시 66:18), ‘은밀하게’(마 6:5-6), ‘겸손하게’(눅 18:10-14), ‘간절히’(마 7:7-11), ‘계속하여’(살전 5:17, 엡 6:18), ‘주의 이름으로’(약 5:14) 등인데 이는 성경적인 행위로서 그 시점은 모두 현재성을 지닌 조건으로 볼 수 있다. 다섯째, 기도의 자세에서 볼 때 ‘서서’(출 33:10), ‘머리를 숙여’(창 24:26), ‘앉아서’(대상 17:16), ‘엎드려’(마 26:39), ‘무릎을 꿇고(행 9:40), ‘손을 들고’(딤전 2:8) 등으로서 이 역시 행위의 시점은 현재적인 것이다.
이러므로 기도는 인간 편에서 과거적인 내용이든 미래적인 내용이든 모두 동작이 일어난 시간이 기원하는 시간과 일치하는 시제를 유지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