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받는다`는 표현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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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받는다`는 표현 옳지 않다
  • 승인 2005.03.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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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들 중에는 이른바 영력이 있다는 목회자나 기도원 지도자들을 방문하거나 초청하여 ‘예언기도’, ‘소원성취 기도’, ‘문제해결 기도’, ‘질병치유 기도’ 등을 부탁하여 같이 기도하거나 의뢰하는 일을 흔히 ‘기도 받는다’, ‘기도 받으러 간다’, ‘기도 받았다’ 등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다.

물론 남에게 기도를 중재(仲裁)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기도행위를 허락받거나 함께 기도를 실천해 준 일 즉 그 행위를 통해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일을 두고 ‘기도 받았다’, ‘기도 받는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기도의 대상은 하나님이신데 사람이 ‘기도 받는다’라고 하는 말은 부적절한 말이다. 언제나 기도를「받으시고」‘들으시는’(대하33:13) 분은 하나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기도는 인간 편에서는 하나님께 상달하는(대하30:27, 시88:13, 행10:4) 높은 신앙적 행위이며, 하나님 편에서는 기도를 ‘돌아보시며 멸시치 않으시고’(시102:17), ‘주의하시고’(시66:19), ‘물리치지 않으시고’(시66:20), ‘응답하시는’(눅11:10, 요15:16, 16:24, 요일3:22) 것이다.

이처럼 기도는 인간 편에서는 ‘하는 것’과 하나님 편에서는 ‘받으시는’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교인이 신앙적인 말을 표현함에 있어 그 본의(本意)와 말의 내면적 의도는 아닐지라도 하나님께만 사용될 말을 그 어형(語形)과 뜻이 같도록 기도자가 사용하는 일은 삼가 야 한다. 그리고 ‘기도 받는다’ 라는 말이 무속(巫俗)적인 잔재관념(殘滓觀念)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반드시 시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컨데 점술인(占術人)에게 ‘점괘(占卦)받으러 간다’라는 말과 그 표현양식이 유사하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점괘란 ‘길흉을 점칠 때 나오는 괘’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괘’(卦)는 점괘의 준말로 주역(周易)의 골자가 되는 64괘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중국의 상고시대에 <복희씨;伏羲氏>가 지었다는 8괘를 두 괘씩 겹쳐 얻은 64개의 괘를 작용시켜 8괘, 육효(六爻), 오행(五行)의 방법을 사용하여 점(占)을 쳐서 사람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판단하는 일’로 설명되는 말이다.

이렇게 볼 때 교인의 신변문제와 관련하여 남에게 기도를 ‘받는다’는 말은 주로 신비주의와 혼합된 기복신앙심에 관련된 말로 마치 무속에서 ‘점괘 받는다’는 말과 그 형식이 같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므로 ‘기도 받는다’, ‘기도 받으러 간다’라는 말이 신과 인간 사이에 영묘자(靈妙者)를 중재로 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점괘 받으러 간다’는 주술(呪術)적인 것과 같은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옳지 않다. ‘기도는 하나님이 받으시고’ ‘응답은 사람이 받게 된다’. 


따라서 중재기도는 ‘받는 것’이 아닌 의뢰(依賴)하는 것이므로 남에게 특별한 기도를 요청할 때는 <기도의뢰>, <기도부탁>, <중재기도;도고>(禱告;딤전2:1)등으로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유대국 16대왕 히스기야는 앗수르왕 산헤립이 유다를 침공했을 때 이사야에게 기도를 ‘의뢰’(부탁)하여 예언의 응답을 받고 난국을 평정한 일이 있었다(왕하19:4-6). 도고와 함께기도의 기본자세는 자신의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직접 간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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