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판의 사명, 문서를 통한 복음확장에 있다”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문서선교가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권서인들이 쪽복음을 들고 복음을 전파한 것을 시작으로 문서를 통한 전도는 보이게 또 보이지 않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서선교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교회에만 머물러 있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또 국내 저자 발굴에 주력하지 못한 채 외국 번역서 출간에 열을 올리고 있어 베스트셀러 목록에 번역서가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기현상이 심각하다.
규장 책마을이 조사한 8월 마지막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1위에 브루스 윌킨스의 ‘야베스의 기도’(디모데)가 올라 있고 2위는 출간이후 2만여권 이상을 판매한 필립 얀시의 ‘아, 내 안에 하나남이 없다’(좋은 씨앗)가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3위부터 5위까지 번역서이고 베스트 10권 가운데 이재철목사와 전병욱목사가 저술한 책만이 간신히 올라 있을 뿐이다.
외국의 양서를 번역·출간하는 것을 꼭 나쁘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최근 기독교 출판사들은 흥행이 보장된 외국 베스트셀러나 유명 필자들의 책만 골라 출판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 기독교출판협의회 방주석국장은 1백50여회원사에서 연간 1천2백여종의 책을 출간하는데 번역서와 국내 저작물의 비율이 6:4정도라고 설명했다.
방국장은 6:4의 비율이 결코 많은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번역서와 국내저작물의 비율이 8:2였으며 거의 모든 출판사들이 외국 서적에만 의존했다는 것이다. 선교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선교 1백여년 만에 40%의 국내저작물을 발간하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국내 출판환경이 향상되고 교회성장이 가속화되면 국내 저작물이 외국 번역서를 앞지르는 일은 시간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번역서 의존 이외에 기독교서적이 기독교서점이나 종교서적코너에서 고정된 크리스천 독자만을 유혹하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현암사가 출간해 화제를 모은 ‘예수는 없다’의 경우, 일반 대형출판사가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베스트셀러를 만든 작품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찬반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며 내용을 둘러싸고 기독교 내부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만한 것은 부정적인 제목이나 내용의 책들은 일반출판사를 통해 비기독교인의 눈을 사로잡는다는 점이다. 기독교서적이 불신자들의 전도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반기독교적 서적이 부정적 영향을 먼저 끼치는 것은 선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한 예가 아닐 수 없다.
기독교 출판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대비해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참 기독교를 알릴 수 있는 출판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안정된 수익을 위해 번역서 출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내 저자를 발굴해서 양질의 저작물을 많이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판계 관계자들은 결과적으로 기독교출판의 사명은 “문서선교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현주기자(Lhj@uc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