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우리 교회가 돈이 없지 사랑이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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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우리 교회가 돈이 없지 사랑이 없냐!”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5.01.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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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작다고 사랑이 작진 않아/김종원 지음/세움북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13:34)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바는 간단하다. 바로 사랑하라는 것. 예수께서는 충실하게 사랑하셨다. 배척받는 고아와 과부에게 그 눈길이 머물렀고, 무시당하는 세리에게 손 내미셨다. 또한 그것이 교회의 본질이자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 주신 사명 아닐까.

깨어지고 망가진 자들이 모여 한 몸이 되며 세워져 가는 교회가 있다. 『교회가 작다고 사랑이 작진 않아』의 주인공 은혜의동산교회 이야기다. 담임목사이자 저자인 김종원 목사부터가 범상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어린 시절 받았던 가정폭력, 목회자로서의 생명을 위협받은 공황장애까지. 어려서 품었던 선교사의 꿈이 좌절된 것은 일견 고난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개척한 은혜의동산교회는 지금까지 다사다난한 시간을 지나왔지만, 사랑 역시 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목회를 ‘추어탕 목회’라 표현한다. 자신을 갈아서, 자아를 곱게 갈아가며 하는 목회라는 것. 저자는 “개척하기 전까지 기고만장했던 내 마음이 산산이 부숴지기 시작했다. 담임목사님이라는 안전한 병풍 뒤에서 뭐라도 되는 것처럼, 뭐든 할 수 있는 것처럼 요란법석을 떨었던 나를 알게 되었다”며 자신의 부족함과 교만을 선선히 시인하고 목회 여정이 자신이 부숴지는 과정이었음도 고백한다.

동시에 개척 멤버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조현병을 밝혔을 때를 회상한다. 하나님께 간구한다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기도하던 중 발견한 하나님을 향한 원망과 사랑 대신 자리 잡은 이기심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그러나 아픈 성도 역시 하나님께서 맡기신 양이라는 점을 곧이어 깨닫는다. 그에 더해 자신이 성도를 양육하기 전 하나님께서 먼저 자신을 양육하고 계신 것을 발견하고 고난 역시 하나님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선포한다.

책은 사랑을 강조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 교회에서 상처받아 교회를 등진 사람 등 많은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은 사랑으로 치유받았음을 전한다.

교회가 주는 사랑의 방식은 독특했다. 때로는 당구로 때로는 경청이었다. 허물이라면 허물일 수 있는 모남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그만큼 특이하다. 그중 ‘목사가 따라주는 술이 제일 맛있어요!’라는 챕터는 깊이 책에 빠져 들어있던 독자를 당황케 한다. 목사와 술이라니 이질적인 조합 아닌가. 그러나 저자가 성도에게 따라준 술은 술이 아닌 사랑이었다. 방황하는 아들로 인해 쓰린 마음을 부여잡는 아버지를 향한 술은 김 목사만의 위로였다.

결국 답은 사랑이라는 것을 책은 선언한다. 김주원 목사의 자기 고백도, 상처받은 채 모인 성도들도 사랑을 통해 회복됐다. 허물 많은 이들이지만, 사랑으로 교회를 세웠다.

작은 교회지만, 사랑은 작지 않았다. 작은 교회지만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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