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이란 아직 덜 됨이라는 의미다. 이 말은 완전히 끝난 상태가 된 것이 아닌 계속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나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하는 기대를 주는 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음악에서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이라는 곡은 슈베르트가 죽기 6년 전 1822년에 작곡했으나 보통 악장의 형식이 4개로 구성되는 다른 교향곡들과 달리 두 개의 악장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미완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만든 9개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꼽히고 있다. 미술에서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대표작인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눈썹이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그런 완성되지 못한 그림의 경제적인 가치는 20조에서 40조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비록 미완성처럼 보이지만 거장의 손을 거치니까 어떤 상태이든 그 가치가 대단한 것이다. 바로 하나님의 복이 그런 것이다. 하나님의 축복은 완성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완성의 복이다. 그러기에 지금 나에게 있는 모든 것이 복으로 보여야 한다. 하나만 보면 복으로 안 보이지만 그 하나씩 있는 것을 계속 찾아내서 모아놓으면 결국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될 것이다. 엘리야가 사람의 손만한 작은 구름만 보아도 3년 6개월 오지 않던 비가 올 것을 예측한 것 같이 그 조각이 때로는 가능성으로, 때로는 그것이 기회로 보이며 우리에게 찾아온다. 그렇게 오랜 가뭄인데 한 번에 큰비를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신다. 그 작은 것까지 은혜로 보게 하시는 것이다. 부스러기의 은혜가 그런 것이다.
“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때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마 15:27~28)
이런 부스러기의 은총을 생각하지 않고 온전한 덩어리만 찾으니까 복이 없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여인은 개 취급을 받아도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어도 살 수 있다는 믿음에 그 작은 것에라도 모든 것을 거는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의 것은 하찮은 것이 없다. 우리의 모든 것을 채우실 수 있는 가장 큰 복이 되는 것이다.
나는 가끔 나물무침을 이야기 한다. 콩나물 하나를 보아도 그냥 따로 놓으면 맛도, 가치도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 그러나 콩나물, 고춧가루, 기름, 간장, 조미료 등 다 섞어서 버무리면 아주 맛있는 나물이 되는 것이다. 그냥 생 콩나물을 먹으면서 왜 맛이 없냐고 불평하지 말라. 맛이 날 때까지 계속 다른 재료들을 섞어 봐라. 그러기에 축복은 하나의 과정이다. 즉 한번 주어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 아직도 계속 진행 하는 것이다.
이제 작은 은총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일상의 삶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일상이 나에게 존재하는 것만도 큰 복이다. 이제 그 작은 것들을 복으로 보면서 믿음으로 그것들을 모아서 덩어리의 복, 완성의 복을 만들자. 미완성이라도 명작은 가치가 있듯 우리에게 축복이 아직 안 보여도, 작은 조각만 보여도 이미 완성된 줄로 믿고 힘을 내자. 지금까지 많은 일들과 기도들이 계속 미완성의 상태로 있지만 그것까지 감사하면서 완성품을 만들어 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하나님이 주시려고 하셨던 그 완성품의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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