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도회·여신도회·청년회 파송 평신도 6명 총대로
교육사·목회자 수급 대책 특별위 신설 등 헌의안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9회 정기총회가 오는 24~26일 전북 부안군 소재 소노벨 변산에서 ‘교회여, 다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노래하자’를 주제로 개최된다.
총회 주제에는 기장총회가 가장 관심을 담고 있는 분야를 상징적으로 담았다.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무 김창주 목사는 “전 세계 곳곳의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 남북대화가 단절되고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총회장과 목사 부총회장은 모두 단독후보가 출마해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회장 후보에는 박상규 목사(광주성광교회)가, 목사 부총회장에는 이종화 목사(초대교회)가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장로 부총회장 선거는 이성재 장로(오수교회)와 김재현 장로(노화방주교회)가 출마해 경선이 진행된다.
가장 치열한 경쟁은 총무 선거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진 목사(제주남부교회), 이윤복 목사(전주신한교회), 이훈삼 목사(주민교회)가 출마해 4년 임기의 교단 총무 자리를 놓고 경선을 펼친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안은 평신도 대표가 정회원 총대로 정기총회에 참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전국남신도회연합회와 전국여신도회연합회, 전국청년회연합회 등 평신도 대표 단체 세 곳에서 각각 2명을 파송해 6명의 평신도가 총대로 당당히 정기총회 자리에 앉는다.
선교사업국장 이길수 목사는 “한국 장로교단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언권위원이 아닌 정회원 총대로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의미가 크다”며 “이를 위해 헌법을 개정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기장총회가 기후정의위원회를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에코 총회’로 치르기 위한 노력들도 돋보인다. 기장총회는 이번 총회에 참석하는 614명의 총대 중 50%가 총회 보고서와 회의서류 일체를 종이로 받지 않고 전자문서로 받겠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헌의안으로는 ‘교육사 제도 신설의 건’이 상정됐다. 교육사는 103회 총회에서 결의한 ‘교회교육전문가 과정’의 맥락을 잇는 제도로 다음세대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제안됐다. 전문적인 교육을 마친 평신도들에게 ‘교육사’라는 직책을 부여함으로써 다음세대 교육 결손의 문제를 상당 부분 극복하겠다는 의도다.
목회자 수급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총회 목회자 수급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도 세 개 노회에서 헌의했다. 보다 윤리적이고 책임을 다하는 목회자들이 되기 위한 ‘서약서 신설의 건’도 상정됐으며, 임신·육아로 인해 목회와 일상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을 위한 ‘목사의 휴양과 휴무 조항 개정의 건’도 올라왔다.
선교위원회는 달라진 선교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장 이주민 선교 아카데미 개설의 건’을 헌의했으며 농촌선교특별위원회는 ‘농산어촌교회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의 건’을 건의했다. 목회자 최저생계비 연구특별위원회는 ‘목회자 최저사례비 기준 마련과 목회 생태계 회복을 위한 권역별 공청회 개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기장 선언서와 성명서 자료집 발간 계속 사업의 건’,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순례 실시의 건’, ‘오션/리버 플로깅 기도회 실시의 건’ 등이 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길수 목사는 “예전에 비해 정치부, 법제부에서 올라오는 헌의안이 줄고 상대적으로 선교부와 사회부의 안건이 늘었다. 이는 교단의 행정 체계 정비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교단이 정의, 평화, 생명을 향한 선교와 과제들에 관심이 늘었음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총회 둘째 날인 25일에는 정승훈 목사가 강사로 초청된 기장의 전통 ‘임마누엘 신학강좌’로 문을 연다. 셋째 날에는 최영 목사의 ‘제109회 총회 주제해설이 예정돼 있다. 한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