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우리의 신앙에도 잠재된 이스라엘의 ‘하나님 의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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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우리의 신앙에도 잠재된 이스라엘의 ‘하나님 의심증’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4.07.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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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40) - “그들의 마음이 교만하여 이로 말미암아 나를 잊었느니라” (호 13:6)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48)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은 계시의 말씀을 받았고 하나님의 신비를 역사 속에서 경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신 것을 불평하는 대신, 그분의 뜻을 받드는 일에 힘써야 했습니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가 그에게 기도할 때마다 우리에게 가까이하심과 같이 그 신이 가까이함을 얻은 큰 나라가 어디 있느냐 오늘 내가 너희에게 선포하는 이 율법과 같이 그 규례와 법도가 공의로운 큰 나라가 어디 있느냐 오직 너는 스스로 삼가며 네 마음을 힘써 지키라 그리하여 네가 눈으로 본 그 일을 잊어버리지 말라 네가 생존하는 날 동안에 그 일들이 네 마음에서 떠나지 않도록 조심하라 너는 그 일들을 네 아들들과 네 손자들에게 알게 하라”(신 4:7~9)

호세아를 통해 거듭 주신 “애굽 땅에 있을 때부터 나는 네 하나님 여호와라”라는 말씀이 그래서 의미심장합니다(12:9; 13:4). 올챙이 시절을 잊은 개구리마냥 이스라엘은 자신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풀어주신 여호와 하나님을 짐짓 잊어버렸습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망각증’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지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처녀가 어찌 자기의 보석을 잊으며, 신부가 어찌 결혼식에 입을 예복을 잊을 수 있느냐? 그런데도 나의 백성은 이미 오래전에 나를 잊었다.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셀 수도 없구나”(렘 2:32, 새번역)

인간은 종교심이 기본으로 장착된 존재입니다. 참되신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하나님 아닌 무언가를 만들어서라도 섬기고야 맙니다. 세상에 종교가 많고, 무속과 사술, 이단이 넘쳐나는 이유입니다. 어떤 이들은 다른 종교를 따르다가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께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참되신 하나님을 만나고서도 그분을 저버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충격적인 일입니다. “어느 나라가 그들의 신들을 신 아닌 것과 바꾼 일이 있느냐 그러나 나의 백성은 그의 영광을 무익한 것과 바꾸었도다 너 하늘아 이 일로 말미암아 놀랄지어다 심히 떨지어다 두려워할지어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 2:11~12)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떠나간 백성들을 향해 “돌아오라(히, 슈브)”라고 말씀하십니다(호 14:1 등). 바로 이것이 호세아를 비롯한 예언자들이 탄식하며 호소하는 중심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귀는 둔하고 마음은 굳어진 이스라엘은 냉담히 반응하고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맞이하고 맙니다.

태양신의 아들을 자처하던 파라오의 채찍에서 구원해주신 유일신 하나님을 버리고 가나안 만신전의 우두머리 바알에 취했다가, 결국 바벨론의 주신 말둑의 이름으로 진격한 군대에게 짓밟히는 이스라엘의 처지가 참으로 애처롭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한 분만을 모시고 굳세게 살아가기란 그렇게도 힘든 것인지. 광야생활 40년 어김없이 만나를 먹이시고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여전히 의심해야 하는지…

하지만 오늘 우리라고 얼마나 다를지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라고 예배 때마다 고백하면서도 황급한 상황에 마주치면 정작 사람의 힘, 돈의 힘에 매달리는 것이 우리 모습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우리가 누구를 섬기고 있는지 돌아보고 그분을 기억할 때입니다.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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