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기독교적 탁월성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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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기독교적 탁월성 교육
  • 박상진 소장(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한동대 석좌교수)
  • 승인 2024.07.24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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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교수 / 장신대, 유바디교육목회연구소
박상진 교수 / 장신대, 유바디교육목회연구소

우리의 삶 가운데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자녀교육인 것 같습니다. 모든 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서 얼마나 에너지를 소모합니까? 2023년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5% 증가한 수치입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5만3천원인데, 고등학교의 경우는 1인당 74만원입니다. 재정 지출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부모가 쓰는 에너지의 거의 모든 부분이 자녀의 학업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6일에 일어난 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습니다. 2018년 수능 만점자이면서 소위 명문대 의대생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수능 만점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초중고등학생들이 선망하고 소원하는 목표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이러한 바람과 소원으로 오직 수능 점수를 높이고 명문대 의대에 입학하는 것이 과연 건강하고 바람직한 교육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수능만점이 교육만점이며 교육의 완성인가? 이 사건에서 더 마음이 안타까운 것은 부모들의 관심의 방향입니다. 뉴스가 보도된 직후 ‘수능만점자’이며 ‘Y대’ 재학 중인 ‘의대생’이라는 남다른 신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졌고, 급기야 ‘의대생 수능 100점 받은 만점자의 공부법’에 관심을 갖는 흐름이 생기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얼마나 우리나라의 교육이 왜곡되어 있고, 편협되어 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 기독교인 부모들의 자녀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신앙교육도 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늘 신앙이냐 학업이냐의 갈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극단적인 입장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신앙을 강조하느라 학업을 등한시하거나 무시하며 반지성적 신앙교육의 입장을 취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학업을 강조하느라 결국은 무늬만 크리스천 부모이고 사실은 반신앙적 세속교육의 입장을 취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과연 신앙과 학업은 상치하는 것이고, 신앙과 탁월성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 기독교는 학업이나 지식, 지혜를 무시하는 반지성주의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신앙과 인격을 저버린 입시위주 교육을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꼭 깨달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기독교적 탁월성’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탁월성은 과연 무엇입니까? 하나님 자녀의 탁월성은 어떤 것입니까? 성경의 인물들은 탁월한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탁월함은 ‘수능만점’과 같은 모습과는 매우 다른 탁월함입니다.

기독교적 탁월성은 신앙과 분리된 탁월성이 아니라 신앙과 통합된 탁월성이고 신앙에 기초한 탁월성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잠언 1장 7절은 진정한 탁월성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신앙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밝혀줍니다. 신앙은 진정한 탁월성을 가능케 합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신앙을 갖게 될 때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을 깨닫게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알아갈수록 신의 성품에 참여하게 되고, 그러한 성품과 태도는 탁월성이라는 열매를 맺게 합니다. 히 11장은 성경의 인물들이 ‘믿음으로’ 탁월하여졌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신앙적인 편협하고 왜곡된 탁월성의 환상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진정한 신앙에 기초한 기독교적 탁월성 교육을 추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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