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생활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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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생활은 결코 가볍지 않다
  • 신지영 교수(백석대, 대한심리상담센터장)
  • 승인 2024.07.24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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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부부생활과 자녀양육' (41)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신지영 교수(백석대) / 대한심리상담센터장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있지 않거나, 변했다고 느껴질 때 혼란스럽거나 괴로운가? 부부관계가 즐겁기만 하다가 이제는 상대방의 부족한 모습만 자꾸 떠오르고 어른스럽지 못하다며 비난하게만 되는가? 

부부가 상담에 찾아오게 되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결혼관계를 끝내는 이혼을 시도하기 이전에 찾아오게 된다. 그것이 상대방을 회유하려거나, 통제하려거나, 자신의 욕구대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때도 있지만, 긍정적인 이유도 있다. 처음 부부가 상담에 오면 서로의 문제와 갈등을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때는 주로 자신의 문제보다 상대방의 문제를 더 많이 토로하게 되고, 상황에 대한 긴 설명을 하고자 한다. 그러한 과정은 그들이 어떤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아직 완수하지 않은 어떤 것, 알지 못하고 있는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서로가 변화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인 것이다. 상대방의 변화를 원하는 것에서 어쩌면 자기 자신의 변화과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어떤 부부의 경우, 아내는 자신의 아버지와 아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거나, 남편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밀착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어찌되었든, 남편과 아내가 자기 자신으로 서 있지 못하고, 부모에게 밀착되어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아직 그들이 어떤 면에서 어린아이 수준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부상담에서 먼저 하게 되는 것은, 각자가 자신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무엇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지, 그의 심리적인 상태는 어떤지를 상대방에게 토로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것은 서로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되는 것에서 벗어나,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자기 자신의 마음의 어려움을 알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두 사람의 위기는 상대방에게 새로운 삶의 측면을 제공할 수 있으며, 그들이 새롭게 변화할 가능성을 일으키게 되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상대방의 ‘실수’와 상대방의 현재의 생활에서의 모습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그것을 변화할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 된다는 시각을 가져보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 각자는 서로에게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경험하던 이전과 달리, 서로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관계로 변화할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해 자신의 부정적인 판단을 제거하고, 서로의 고통을 각자가 지고 가는 과정에서 동반자로서의 모습으로 서로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관계가 되려면, 한 사람의 계속적인 실수와 넘어짐이 있고, 또 다시 일어서서 가는 과정이 있게 되면, 곁에 있는 한 사람은 끝까지 집중하면서, 그 길을 계속 걸어나가야 하는 과정이 있게 된다. 기쁨이 사라지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마음, 절망과 실망감이 자신을 찾아오더라도, 흔들림 없이 신뢰하고 용기있게 신실한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겠는가? 좀 괜찮은가 싶으면 다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또 겪게 될 때, 그 과정에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겪고, 심리적으로 어린아이처럼 사는 단계를 지나가게 되면,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것이 상담과정에서 진행되다 보면, 이제 더 이상 아내 혹은 남편에게 의존하지 않게 되는 때가 오는 것이다. 그럴 때 두 사람은 스스로 서면서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서로에게 공감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게 되며, 각자가 자기 자신으로 서 있으면서, 동시에 상대방과 관계 속에 함께 할 수 있는 단계가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당신의 부부생활의 시간을 결코 가볍게 폄하하지 않길 바라며, 열매를 맺게 되기를 바란다. 

대한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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