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하나님을 배반하고도 스스로 “의롭다”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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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하나님을 배반하고도 스스로 “의롭다”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탄식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4.07.18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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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39) - “네가 애굽 땅에 있을 때부터 나는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호 12:9)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회개하지 않는 이스라엘, 자만심 가득한 에브라임의 조상은 야곱입니다. 물론 야곱 위에 이삭도 아브라함도 있습니다만 하나님께서는 콕 짚어 야곱을 말씀하시고, 야곱의 일생과 관계된 장소들을 언급하십니다.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의 내력이 어땠는지를 생각하고 정신을 차리라는 뜻임이 분명합니다. “길르앗은 불의한 것이냐 과연 그러하다 그들은 거짓되도다(12:11상)” “야곱이 아람의 들로 도망하였으며 이스라엘이 아내를 얻기 위하여 사람을 섬기며 아내를 얻기 위하여 양을 쳤고(12:12)”

아버지를 속여 형의 권리를 가로챈 뒤 도망쳤던 야곱, 외롭고 두려운 밤 꿈에서 뵈었던 여호와께 충성을 대가로 생명을 구했던 벧엘의 야곱은 참으로 초라한 존재였습니다. 밧단아람에서 외삼촌 라반에게 몸을 맡겼지만, 라반에게 야곱은 귀한 조카가 아닌 만만한 외노자일 뿐이었습니다. 야곱에게 두 딸을 내어주었으면서도 재산에 관한 한 인색하기만 했던 라반 밑에서 견디기 어려웠던 야곱은 결국 아내들과 식솔을 데리고 짐을 쌉니다. 그러나 야곱의 귀향은 고용주이자 장인이 된 라반의 축복을 받지 못했습니다. 밧단 아람을 떠날 때 아내 라헬이 자기 아버지의 수호신상 드라빔을 훔쳐내는 바람에 도둑으로 몰려 라반의 추격을 받게 됩니다(창 31:17~23).

라반이 야곱 일행을 따라잡고 드잡이를 한 곳이 바로 길르앗입니다. 살기등등한 라반을 진정시켜 야곱의 목숨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개입이었습니다. “너를 해할 만한 능력이 내 손에 있으나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 어젯밤에 내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 하셨느니라”(창 31:29) 고향을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쫓기고 도망치는 신세를 불쌍히 보시고 구원해주신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야곱의 후손을 자처하는 이스라엘이 그 하나님을 배반하고도 자기들은 의롭다고 자만하니 하나님께서 어이없어하실 만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부르신 것은 호세아 당시처럼 이스라엘의 형편이 좋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 선지자 즉 모세를 보내어 그들을 이끌어 내셨을 때(12:12) 그들은 자랑할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노예의 무리에 불과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니라 너희는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 여호와께서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으로 말미암아, 또는 너희의 조상들에게 하신 맹세를 지키려 하심으로 말미암아 자기의 권능의 손으로 너희를 인도하여 내시되 너희를 그 종 되었던 집에서 애굽 왕 바로의 손에서 속량하셨나니”(신 7:7~8)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자신의 특권에 교만해져서 주위의 이방인들을 경멸했습니다.

먼 훗날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이루실 화해의 신비는 그들에게 아직도 너무 멀리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엡 2:14~16) 이방인은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이지 사랑의 대상일 수 없다고 믿었던 그들을 향해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호 12:14) 이방인들이 아니라 내 백성 너희가 내 진노를 부르고 있다. 너희 죄값을 어떻게 치르려느냐… 진노보다 앞서 탄식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돌이켜 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을,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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